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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79: 철새(migratory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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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너라는 철새는
타인의 둥지를
찾아 방황했겠지?
위선과 거짓으로
완전무장한 채로
또 어디서 어리숙한 놈과
허무와 가증에 찬
뜨거운 사랑을 나누겠지.
그런 것을 증오하고 미워했던 내가
사랑이라는 명제 아래
내게 남아 있지도 않는 사랑을
위선과 거짓으로
말끔히 포장하여
또 다른 사람에게
몹쓸 놈의 전염병을
하나 둘 퍼트리고 있다.
그런 나에게서
너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부끄러워
내게 가장 치사하고
더러운 색이었기에
나는 나 자신을 오려내려고
내 가슴에 끔찍한 자해를 하고 있다.
또 다른 네가 되어버린
너의 분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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