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 442: 새섬과 새연교 · · 제주 새섬과 새연교의 야경은 마치 시간이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한 순간이었다. 해가 저물 무렵, 붉게 물든 하늘이 바다에 번지며 하루의 마지막을 노래하면, 새연교의 불빛이 하나둘씩 깨어나기 시작한다. 조용한 파도 소리에 섞여 들리는 갈매기의 울음소리는 어둠 속에서도 새섬이 여전히 살아 숨 쉰다는 걸 말해주었다. 섬과 육지를 잇는 새연교는, 마치 별과 별 사이를 잇는 은하수처럼 빛으로 가득 찬 곡선을 그리며 어둠 위를 유영했다. 그 다리를 건너는 순간, 마치 세상의 소음에서 한 발짝 멀어진 듯했다. 도심의 불빛은 저 멀리 아득했고, 파도는 그 모든 번잡함을 삼켜버렸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별빛과, 아래로 고요히 흐르는 물빛.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사..

제주살이 441: 강정동 법환바다 · · 갑갑하고 답답한 실내에서 장투같은 근무를 오랫동안 하다보니 이렇게 날 좋은날 바닷가를 나 홀로 걷는 게 참 좋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플레이스트에 저장된 락발라드를 들으며 신시가지에서 법환포구로 내려가는 길에는 귤꽃향기가 넘나 탐스럽고 바닷바람이 상큼하게 시원하다. 벙커하우스 앞 올레7코스 바닷가엔 뱀이 헤어치듯 구불구불한 색띠의 형성이 살아있는 생물이 지나가는 듯 해 신기하다. 타는 목마름으로 들어온 카페 파란색 창문 너머 푸른과 흰색의 조합이 절묘한 에머랄드빛 파도와 흰구름이 두둥실 떠있지는 않지만 시야가 뻥 뚫린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탄맛의 산미가 가득한 커피 한 잔 때문이 아니라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흐른다. · ..

제주살이 440: 바다뷰 한라산뷰 군산오름 · · 1. 서귀포 오름 군산에 서면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가 한 페이지의 파노라마처럼 쭈~~~악 펼쳐진다. 저녁노을이 한라산 어깨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을 때, 붉게 타오른 하늘은 마치 사랑의 고백처럼 숨죽인 나를 다정히 품어준다. 해풍은 귓가에 속삭이고, 유채꽃은 햇살을 담아 황금빛으로 춤춘다. 군산 정상에 서면 한라산은 수묵화처럼 고요하고 그 반대 바다는 보석처럼 반짝이며 나의 가슴을 벅차게 한다. 이곳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언제나 새로운 감동으로 나를 맞아준다. 바람 속엔 옛 추억이 실려 있고, 석양은 또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만든다. 너는 내가 숨 쉬는 이유요, 마음이 지칠 때마다 돌아오는 고향 같은 품이니, 나는 오늘도 너를 사랑한다, 노을 아..

제주살이 436: 푸른 바다 위에 고요히 떠 있는 비양도 · · 제주 애월 바다 산책로를 따라 걷던 어느 늦은 오후, 뜻밖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바로 제주 비양도였어요. 맑게 갠 하늘과 반짝이는 푸른 바다 너머로, 고요히 떠 있는 작은 섬 하나. 그 모습이 너무도 인상 깊어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비양도는 제주 애월읍 앞바다에 떠 있는 조그마한 섬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이날은 햇살이 부드럽게 바다를 감싸고 있었고, 멀리 떠 있는 비양도는 마치 풍경화 속 한 장면처럼 신비롭고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냈어요. 제주 애월의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시야 저 멀리 푸른 바다 위에 고요히 떠 있는 비양도를 마주하게 됩니다. 마치 수묵화 속..

제주살이 428: 예래생태공원의 봄날, 벚꽃이 부르는 노래 · · 제주의 봄은 남쪽에서 먼저 찾아와, 따스한 바람을 타고 천천히 섬을 물들인다. 그중에서도 예래생태공원의 벚꽃은 마치 오래전부터 이 계절을 기다려온 듯, 4월이 되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린다. 공원의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어느 순간 세상이 온통 연분홍빛으로 물든다. 벚나무 가지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송이들은 서로를 부드럽게 감싸며 따스한 속삭임을 나누고 있다. 햇살이 가볍게 내려앉은 오후, 예래천을 따라 이어진 길 위로 벚꽃잎이 흩날린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비가 내리고, 작은 개울물 위로 살며시 내려앉은 꽃잎들이 영겁의 시간이 흐르는 물결에 몸을 맡긴다. 물빛과 꽃빛이 어우러져 반짝이는 풍경은 마..

제주살이 427: '폭삭속았수다' 촬영지 서귀포 현대연립 벚꽃뷰 · · 제주의 봄은 유난히 다정다감하다. 바닷바람이 휘돌아 드는 골목마다 햇살이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이 창문 틈새로 스며든다. 때가 때인지라 요즘 핫한 아이유와 박보검이 출연했던 '폭삭속았수다' 촬영지였던 현대연립은, 4월이면 분홍빛 물결로 출렁인다. 벚꽃 바람은 오래전부터 이곳을 기억하고 기다린 듯, 해마다 어김없이 피어나고 꽃바람이 된다. 바람에 실려 온 꽃잎이 현대연립 건물 사이사이 하늘을 채우고,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손에 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서 방긋 웃는 벚꽃은 한 송이, 두 송이 조용히 피어나고, 어느새 가지는 눈부신 분홍빛으로 가득하다.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앉는 오후, ..

제주살이 426: 4월, 벚꽃이 춤추는 제주의 봄 · · 4월이 되면 제주의 거리는 벚꽃으로 화려한 옷을 갈아입는다. 따뜻한 남쪽 바다를 품고 있는 제주는 다른 지역보다 이른 봄을 맞이하며, 햇살에 물든 분홍빛 벚꽃이 거리를 수놓는다. 따뜻한 남쪽 바람이 스치면 분홍빛 꽃잎이 살랑이며 나풀거리고, 나는 그 아래에서 설렘 어린 발걸음을 내딛는다. 벚꽃나무들이 줄지어 선 도로가 이어진 제주 신시가지를 따라 걷다 보면 벚꽃이 하늘을 가득 채운다. 벚꽃의 연분홍과 새싹의 연둣빛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부드럽고 따스하다. 화사한 꽃터널을 지나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착각 그 잡채다. 나풀나풀 벚꽃잎이 흩날리는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있으면, 향긋한 봄바람 속에서 커피 한 ..

제주살이 424: 나의 바다 제주바다 · · 하늘을 품은 파란색의 바다가 있어 늘 세상이 아름답고 푸르다. 파랗다는 건 꿈이 있다는 것. 비록 뜨거운 피가 흐르거나 따뜻한 마음은 없어도 너는 동경의 대상, 고요한 침묵의 바다. 나의 바다로 노를 저어 세상의 끝으로 나가고 싶다. 커피잔속으로 들어온 검푸른 제주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을 느껴보는 별이 총총 빛나는 0월 0일 낮에 · · '동네한바퀴' 당근 걷기모임 (강정동·대륜동·법환동·호근동·서호동·동홍동) https://www.daangn.com/kr/group/rsv4o12ctk9i/?utm_medium=copy_link& 동네한바퀴(걷기|산책|숲길|올레길) | 대륜동 당근 모임동네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산책 모임입니다. 동네한바퀴는 동네 걷기 산책이라..

제주살이 422: 산방산 유채꽃사이 보라색 꽃 하나 · · 매일매일 똑같을 정도록 평범하고 지루한 하루라도 어떤 날은 말이야. 기름 한 방울이라도 더 짜내려고 꽉. 꽉. 쥐어짠 녹슨 무쇠덩어리 기계의 기괴함처럼 어떻게라도 좋은 문장 하나라도 뽑아내려고 머리카락을 쥐어짜며 지랄발광을 떨어본다. 귀신 옆에 옆에 서 있는 병신처럼 보일만큼 처참한 몰골이 되도록 믓찐 단어 하나 절대 떨어져 나오지 않았다. 나에게 글빨을 내려주소서! 라고 간절히 기도해 봤자 기도빨도 신빨도 1도 없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산방산 아래 노란 유채꽃이 피어난다. 그 노오란 유채꽃 사이 보라색 꽃 하나가 눈에 띄었고 하필이면 보색이라 세상이 평화롭게 보였다. · · 바람이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땅, 제주의 남쪽 끝..

제주살이 421: 제주도로 위에 버려진 목장갑 · · 진짜 잃어버린 걸까? 일부러 버려진 것일까? 아스팔트 한복판에 내팽겨진 장갑 한 짝이 채 녹지 않은 얼어붙은 도로 위에서 즉결 동사하였다. 에효~! 제도 한때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을 테고 남부럽지 않은 그렇고 그런 파란만장한 아니 빨간 만장한 삶을 살았을 텐데 어찌하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마감했을까? 싶다. 늙고 병들어 무리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건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는 분명 외로이 고군분투하다 장렬하게 잠들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태극기에 대한 경례처럼 목장갑 사체 앞에 서서 고인에 대한 경건한 마음으로 간단한 묵념을 한다. 그 후 그의 사체를 수거해 다른 온갖 쓰레기 형제들과 같이 잘 포장을 했다. · ·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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