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422: 산방산 유채꽃사이 보라색 꽃 하나
·
·
매일매일 똑같을 정도록
평범하고 지루한 하루라도
어떤 날은 말이야.
기름 한 방울이라도 더 짜내려고
꽉. 꽉. 쥐어짠
녹슨 무쇠덩어리 기계의 기괴함처럼
어떻게라도 좋은 문장 하나라도 뽑아내려고
머리카락을 쥐어짜며
지랄발광을 떨어본다.
귀신 옆에 옆에 서 있는 병신처럼
보일만큼 처참한 몰골이 되도록
믓찐 단어 하나
절대 떨어져 나오지 않았다.
나에게 글빨을 내려주소서!
라고 간절히 기도해 봤자
기도빨도 신빨도 1도 없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산방산 아래
노란 유채꽃이 피어난다.
그 노오란 유채꽃 사이
보라색 꽃 하나가 눈에 띄었고
하필이면 보색이라
세상이 평화롭게 보였다.
·
·
바람이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땅,
제주의 남쪽 끝, 그곳에
한라의 정기를 품은 산방산이
고요한 품으로 봄을 맞이하네.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깎아지른 절벽 품은 채
억겁의 세월을 묵묵히 버텨온
제주의 전설, 산방산이여.
그 발아래 펼쳐진 황금빛 바다,
유채꽃이 하늘까지 물들이니
산도 바람도 꽃도 하나 되어
봄의 찬가를 부르는구나.
햇살을 머금은 꽃잎들은
바람 따라 살랑이며 속삭이고,
향긋한 봄 내음 실은 바람이
지나가는 이의 마음을 적시네.
어느새 꽃길을 따라 걷노라면
노란 물결 속에 나를 띄우고
푸른 바다를 배경 삼아
시간마저 멈춘 듯 평온해지네.
산방굴사에 울리는 범종 소리
꽃바람에 실려 퍼져가고
오랜 세월 머금은 바위틈에도
유채꽃 향기가 스며드네.
바다 건너 형제섬이 손짓하고
멀리 용머리해안이 숨 쉬는데,
산방산은 말없이 서서
제주의 봄을 지켜보네.
노란 빛깔에 물든 대지 위로
사람들의 웃음이 피어나고,
연인들의 속삭임, 아이들의 노래
모두가 봄을 닮아가네.
이 순간, 이 봄을 가슴에 담아
꽃잎처럼 흩날릴지라도
언젠가 다시 돌아올 때면
산방산의 품은 그대로이리라.
바람 불어도, 세월 흘러도
유채꽃은 다시 피어나고
산방산은 그 자리에서
영원한 봄을 품으리.
·
·
'동네한바퀴' 당근 걷기모임
(강정동·대륜동·법환동·호근동·서호동·동홍동)
https://www.daangn.com/kr/group/rsv4o12ctk9i/?utm_medium=copy_link&
동네한바퀴(걷기|산책|숲길|올레길) | 대륜동 당근 모임
동네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산책 모임입니다. 동네한바퀴는 동네 걷기 산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동네 걷기와 산책, 차한잔과 수다, 불멍•물멍 숲길•올레길•오름 걷기와 밥한끼를 같
www.daangn.com
'제주를 더 제주답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살이 424: 나의 바다 제주바다 (1) | 2025.03.29 |
---|---|
제주살이 423: 유채꽃 너머 성산일출봉 (1) | 2025.03.28 |
제주살이 421: 제주도로 위에 버려진 목장갑 (3) | 2025.03.24 |
제주살이 420: 법환바다에 두번 반하다 (2) | 2025.03.21 |
제주살이 419: 노란색 털머위꽃이 핀 호근동 고근산 (2) | 2025.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