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일기 #98: 어머니(母, mother) · · 오늘은 본가에 가면 안마라도 꼭. 해드려야지 생각하며 단숨에 부모님 집으로 달려가지만, 늘 그러하듯이 부모님 집에 가면 편안하게 쉬거나 잠만 자다가 온다.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가족의 건강과 사업 등등 편안하게 잘 지내는지 그렇지 않은지 안부를 물으며, 내 두 손 가득히 김치와 밑반찬을 쥐어 주셨다. 그럴 때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어머니의 얼굴을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대체 나라는 인간은 부모님에게 해드리는 것 없이 언제나 받기만 할까? 늘 따뜻하고, 늘 정겹고 , 늘 편안한 나의 고향, 나의 집, 나의 어머니에게 늘 죄송스러운 맘뿐이다. 난, 그것을 잘 알면서도 해맑게 웃으며 응석만 부리는 7살 철부지로 남아있다. · ·

그림일기 #82: 비밀의 길(a secret path) · · 내가 너를 보고 싶으면, 언제든 차비 없이 갈 수 있는 곳 그곳으로 가는 좁디좁은 비밀의 길을 나, 일직이 알고 있었다. 에덴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우거지고 검푸른 숲이 수줍게 나 있는 언덕 둔치에 나만이 알고 있는 그 비밀의 길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언놈이 나보다 먼저 수줍은 그 꽃길을 밟고 지나 어지럽게 흐트러뜨리는 게 불쾌하게 생각되는 바람에 그때부터 불타오르는 질투심에 너와 나는 이별의 금이 생겼고 나는 곧 방화범이 되어버렸다. · ·

그림일기 79: 철새(migratory bird) · · 해마다 너라는 철새는 타인의 둥지를 찾아 방황했겠지? 위선과 거짓으로 완전무장한 채로 또 어디서 어리숙한 놈과 허무와 가증에 찬 뜨거운 사랑을 나누겠지. 그런 것을 증오하고 미워했던 내가 사랑이라는 명제 아래 내게 남아 있지도 않는 사랑을 위선과 거짓으로 말끔히 포장하여 또 다른 사람에게 몹쓸 놈의 전염병을 하나 둘 퍼트리고 있다. 그런 나에게서 너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부끄러워 내게 가장 치사하고 더러운 색이었기에 나는 나 자신을 오려내려고 내 가슴에 끔찍한 자해를 하고 있다. 또 다른 네가 되어버린 너의 분신에게-

그림일기 #74: 꽈당!(slip) · · 건물 관리 아저띠가 열심히 물걸레질하고 있는 걸 깜빡하고, 볼 일이 급해 후다닥 뛰어가던 난 미끄러지면서 허당! 아니 아니 꽈당! 자빠져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주둥아리로 은밀하게 뜨겁게 키스를 하고 가만히 누워 있어야만 했다. 한동안 머리 위에는 크고 작은 별들이 둥실둥실 물결치며 360도 파노라마로 동네 한 바퀴 아니 머리 한 바퀴를 빙글빙글 돌았다. 그것도 군대에서 조차 구경하기 힘든 별들의 고향이었고 어찌나 추운지 별들이 얼어붙은 채로 후드득~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곧 별들은 하나, 둘 소등 되었고 남에게 말하기 뭐 한 그곳이 무척 아펐다. · ·

그림일기 68: 내 영혼의 칼로리(calorie of my soul) · · 아랫배를 살살 비트는 정체불명의 포만감은? 설날 년휴 동안 우럭아 왜 울어. 우중충한 한정식. 시어 빠진 김치찌개. 밍밍한 떡국. 등등을 음청 잘 처먹고 한 달 후에 있을 영양분 섭취를 위한 회식 때까지 길고 긴 영양의 동면에 빠집니다. 에너지 낭비를 최소한으로 막기 위해서라도 칼로리 하나하나 아끼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방귀를 뀌어서는 안 되고 욕은 더더욱 며칠씩 참아야 합니다. · ·

그림일기 #65: 사랑은 쉬워도 이별은 어려웠다 · · 밤하늘이 보이는 2층 창 가장자리에서 말끔히 밖을 바라보다 그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시공을 지나 어둠 속 창변에 서 있는 그대의 모습이 바로 내 앞에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비록 헤어졌으나 가끔은 안부를 알고 싶을 정도록 가슴 한 곳에는 아직도 뜨거운 것이 남아 있었는지 당신 생각만 하면 울컥하네요. 오늘 그 사람도 밤하늘이 훤히 보이는 창가에 서서 우리가 함께 했던 그 시간 속에 같이 했던 소중한 기억을 떠올렸는지 가슴 한편이 아련해왔습니다. 잊을만하면 생각나고 불쑥 떠오르는 그런 아픈 시간들이 갑자기 기승전 이별의 아픔이 되어 분수처럼 솟아올랐고 심장박동의 맥박수가 급 빨라지면서 추스를 수 없는 나의 감정은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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