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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82: 비밀의 길(a secret p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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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보고 싶으면,
언제든 차비 없이 갈 수 있는 곳
그곳으로 가는
좁디좁은 비밀의 길을
나, 일직이 알고 있었다.
에덴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우거지고 검푸른 숲이
수줍게 나 있는 언덕 둔치에
나만이 알고 있는 그 비밀의 길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언놈이 나보다 먼저
수줍은 그 꽃길을 밟고 지나
어지럽게 흐트러뜨리는 게
불쾌하게 생각되는 바람에
그때부터 불타오르는 질투심에
너와 나는 이별의 금이 생겼고
나는 곧
방화범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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