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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84: 친구(友,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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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너무 오래되어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라디오에서 흘려 나오는 음악에
네 생각이 나서
괜스레 울컥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아마 세상의 모든 노래를
너처럼 못 부르는 놈은
이 세상에 두 번 다시는 없을꼬얌!
음정·박자무시하며
개차반처럼 노래하던 너
그런 네가 없으니.
어디서나 그런 무섭고 끔찍한 노래를
행여 들을 수 있을까?
이제는 비록 희미한
기억 속에 남은
너, 이병국에게
꼭 말해주고 싶었어!
인간성만은
늘 한결같고,
아주 괜찮은 놈이라고
넌 그렇게 내 가슴속에
항상 멋진 놈으로
화인처럼 남아 있다.
오늘처럼
네가 무척 보고 싶을 땐
술이라도 한잔 해야지
편히 잘 수 있을 걸 같다.
하늘을 향해
찔끔 눈 감은 장미 한 송이로
너에게 마지막을 고했지만
가끔 네 생각에
추억의 앨범을 펼쳐보면
넌 여전히 활짝 웃고 있구나!
신혼의 단꿈도 채 다 꾸지 못한 채
그 흔한 무덤 없이
세상에 한 줌의 먼지가 되어 흩뿌려진
넌, 영원히 내 가슴속에 살아 있다.
이곳에서 나마 편안히 숨 쉬렴~!
나의 사랑하는 친구여!
우리 아직도 불알친구인 거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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