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65: 겨울바다와 눈 · · 창 밖에 하얀 눈이 온다. 외로움인지 그리움인지 마음이 하도 답답해서 겨울바다에 갔다. 증기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른 법환바다 위 구름은 날 쫓아왔는지 "옛따 먹어라!" 라고 서귀포 신시가지에 눈폭탄을 떨구었고 괜스레 센티해진다. 아, 다르고 어, 다르듯 거기 다르고 여기 다르니 이심전심은 고사하고 김이 밥이요 밥이 김이 곧 죽을 맛이다. 데쟈뷔처럼 30년 전 그녀가 좋아했던 노래 이정석의 '첫눈이 온다고요' 를 내가 다 불러본다. · ·
제주살이 264: 새별오름 옆 이달오름 · · 오늘도 어김없이 대륜동사무소에서 하00님과 무00은 9시에 만났다. 중문 우체국 주차장에서 새00님과 접선을 했고 새별오름 옆 이달오름을 향해 셋이서 오붓하게 출발했다. 카카오앱속 친절한 아가띠가 알려준 곳은 새별오름과 마주보는 앞방향이 아니라 흐음, 뒷방향이다. 50주6998 새까만 차에서 내린 우리는 새별오름 옆 저달 아니 이달봉으로 오른다. 카카오맵이 알려주는 곳따라 진행하는데 자꾸 이상한 곳으로 안내해주는 거 같다. "아, 왜 자꾸 깜깜하고 으슥한 곳으로 델꼬가는꼬얌." 뒷방향에서 이달오름을 오르려하니 말똥천지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말들이 다니는 길인 듯 싶다. 길인지 풀숲인지 알아보기 힘든 길을 지나 이달봉 정상에 도착! 화장실 모양의 산불감시초소..
제주살이 263: 감기는 인간이 앓는 가장 흔한 형태의 호흡기 질환 중 하나 · · 몸살감기가 지나간 후 목이 따갑고 콧물과 가래가 들끓는다. 감기(感氣, common cold)는 인간이 앓는 가장 흔한 형태의 호흡기 질환 중 하나라는데 액티피드를 대장 약으로 앞세운 각가지의 약을 먹어도 백약이 무효한 지 코감기에 도통 효과가 없다. 감기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이것만은 사용하지 않으려 했는데 사정이 사정인지라 어쩔 수 없이 최후의 보루인 민간요법으로 E-Mart에 가서 생강을 쓱. 사 왔다. 생강을 88 끓이자 생강 향기가 풀풀나고 냄새만 맡아도 "콜록! 콜록!" 내장을 토해내듯 기침이 입 밖으로 툭. 튀어나온다. 어째 물을 끓이는데 기침만 펄펄 나오는지 몰라? 냄새 알레르기가 있는 걸로 감기 이놈..
제주살이 260: 서귀포 동홍동 아시아 CGI 애니메이션센터 문화공간 · · 올만에 공부 좀 해보려고 정신통일을 위해 얼음물로 세수를 하고 나서 이른 아침부터 서귀포 신시가지에서 출발해 서귀포 동홍동 아시아 CGI 애니메이션센터 문화공간에 뙇! 자리 잡았다. 텅. 텅. 빈 공간이라 내가 앉고 싶은 창가에 그 누구의 제재도 간섭도 없이 말 그대로 그냥 쏙. 앉았다. 국영수 위주의 기본에 충실하고자 우선 몸풀기로 간단하게 초밥왕으로 기초공부 다지기를 하려고 했는데 아, 글쎄 유리창 너머 따뜻한 햇살이 내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오자 순간 띵한 게 띨하게 멍해지면서 눈꺼풀이 천근만근처럼 무겁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언제부터 엎드려잤는지 몰라도 어찌나 침을 질질 흘렸는지 물에 빠진 생쥐처럼 초밥왕이 흥건하게 젖었고 ..
제주살이 253: 꼭꼭 숨어있는 오름 대천이오름 · · 북오름 하산 후 점심으로 000에서 한정식을 먹고 이어서 대천오름에 도착하자마자 간식으로 사인머스켓과 계란을 먹고 오름에 오르려 폼을 잡고 있는데 알바하는 곳에서 전화가 왔다. 예약이 많다고 얼른 오란다.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고 무시무시하게 큰 나무 주변만 사알짝 돌아본다. 앙코르왓트 나무처럼 돌 위에 자란 것이 이누야샤에 나올 거 같은 나무가 팽나무인지 몰라도 그 크기가 큰 걸로 보아 성황당나무로 써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잇몸이 안 좋으면 치아가 아픈 듯 땅에서 뿌리가 한참 들뜬 게 우째 불안불안 위태위태해 보인다. 으스스한 느낌 같은 느낌을 주는 첫인상에 괜히 졸았지만 쪽수만 믿고 모임 회원님들 뒤를 졸졸졸 뒤따른다. 사람도 다니지 않을 듯한..
제주살이 252: 팔자좋은 북오름 · · 아침이 찾아 올 때마다 사랑할 하루를 선물 받음에 요즘은 하루 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간다. 간다. 고귀한 인생. 막걸이 한 잔에 나는 간다가 아니라 오름에 간다. 끝. 소~~~오름!!! 비록 이른 아침은 아니지만 오전 9시에 같이 출발하는 횐님들 잠깨라고 1+1 하나 더 하는 커피를 사서 가는데 새00님은 디카페인만 드신다고 한다.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게 아니라 패쑤~!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편의점 음료로 뭘 먹을 수 있냐고 예의상 물어보니 "망고쥬스?" 라고 웃길래 "아, 진짜요?" "응, 아니야." 농담이란다. 그게 맘에 걸렸는지 뭐 먹을 수 있나? 곰곰이 생각해본다더니 하루야채는 먹어도 된다고 특별히 너만 알고 있으라고 속닥속닥 귓속말을 해준다...
제주살이 242: 서귀포 사계해변과 송악산둘레길 · · 환타빛으로 물든 아침하늘! 오늘 우리 모두에게 판타지 같은 하루가 되어줄 것을 약속했다. "응, 그래!" 후무라고 늘어지게 한숨 자고 일어나 아침 식사 겸 점심 식사 즉, 아점을 하기 위해 여행 왔을 때 맛있게 먹었던 한우 축협 축산물플라자 '보들결한우'로 추~울발! 그렇게 몇 년 만에 한우 축협 축산물플라자 '보들결한우'에 찾아왔다. 육회, 등심, 안심, 갈비탕, 냉면을 주문하고 나니 보들보들한 등심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꿀꺽~! 거하게 식사를 하고 난 후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가족들 따라 바다 보려 간다.^^ "간다 간다 고귀한 인생 막걸리 한 잔에 나는 간다." 노래 하나 일발 장전 후 소화도 기킬겸 산책도 할 겸 겸..
제주살이 241: 3개의 굼부리가 있는 제주 따라비오름 · · 명동로에서 느리지만 개맛나는 서귀포 호떡을 팔고있는 하00, 해녀의 딸 친구 친구 친구라는 숨00, 맛있는 거 옆에 옆에 옆에 무00 이렇게 3명은 대륜동사무소 앞에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자연스럽게 어느스럽게 같이 동행 출발한다. 고고 따라비오름엔 화장실이 없다는건 안 비밀! 더 재미진 마을 가시리 읍사무소?에서 각자 맡은바의 임무에 충실하고자 크고 작은 볼일을 보고 간다. 몸이가벼우니 오름에 쉬이 올라갈 것같은 느낌깥은 느낌! 나만그래?ㅎ 말 안 해도 우린 알잖아! 따라비오름 주차장에서 늘00, 코00님과 합류와 합체를 하니 짜~잔! 갑자기 독수리 5형제가 되었다. 응, 아니야!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또 왔는지 그때는 해가 쨍했는데 비해 오..
제주살이 240: 서귀포 해바라기꽃 축제를 찾아서 · · 제주 서귀포 해바라기꽃 축제를 네이버와 다음에서 검색을 해서 대략 위치를 찾아 얼른 네비에 입력하고 서귀포시 토평동 2981로 쌩=3 달려갔다. 영천동 해바라기꽃축제가 낼모레인데 오또케 된 일인지 몰라도 무릎 높이의 키가 상당히 작디작은 해바라기를 마주하자 이거 정말 아주 큰 일이다 싶다. 이미 축제 날자는 정해져 있는데 비와 업무 차질로 인한 준비 부족으로 해바라기들이 크질 못한 건지? 어쩐 일로 늦게 심은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해바라기를 보고 있잖니 금잔화나 루드베키아(Coneflower)로 보지? 과연 누가 해바라기로 볼까? 싶기도 하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존마이 아쉽게 난쟁이 똥자루만 한 종자만 심은 건지 원래 ..
제주살이 239: 서귀포 오름 고근산 오후 햇살 · · 오후 2시 정도 되자 종일 비 온다는 일기예보처럼 아침부터 하염없이 내리던 비가 갑자기 울음을 뚝. 그쳤다. 곧이어 언제그랬는냐듯이 해가 쨍한게 화창 그 자체다. 혹시나는 혹시나군 호윽시 싶어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역시는 역시 저녁부터 또 비다. 비 때문에 휴무를 하루종일 홈 스윗 홈에서 보내기 아까워 반바지에 반팔을 입고 넘어지면 코 닿을 거리는 아니지만 물론 뇌피셜이겠지만 서귀포에서 꽤나 유명한 서귀포 오름 집에서 매우 가까운 고근산이라도 갔다오자싶어 집을 쌩=3 나섰다. 하늘은 파랗고 흰 솜처럼 하얀 구름이 가득한데 모래알이 반짝일 정도록 강렬한 해가 무섭게 내리쬔다. 목과 팔이 이전보다 더 탔는지 까무무잡잡한 면이 더욱 더 선명해져 옷을 입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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