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58: 부대오름 옆 부소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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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뻔한 아제 개그지만
주 1회 쉬는 날엔
1름, 2름, 3름, 4름, 5름에 간다.
하지만 전날 11월 17일은
해 떴다. 비 왔다. 무지개 떴다.
해 떴다. 비 왔다. 무지개 떴다.
해 떴다. 비 왔다. 무지개 떴다.
완전 날씨 미쳤다.ㅎ
그리고 뭔 바람이 뭔 비가 그렇게 불어대고 쏟아지는지
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불행 중 다행인지 다행 중 불행인지
집밖으로 나오자 두 손 들고 화창!
버스를 타자 비가 와~ 쏟아진다.
버스에서 내리려 하자 두 손 들고 화창!
회사로 쏙 들어가니 비가 와~ 쏟아진다.
이렇게 전날부터 이른 아침까지 비가 와
오늘 오름 탐방은 어려울 듯했는데
7시 정도 되자 날씨가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새파랗게 화창하다.
아...
미친년 널뛰기를 한 날씨에
오름에 못 갈까? 노심초사로
뜬 눈으로 지새운 누구누구도
대륜동 사무소에서 만났다.
그렇게 하00, 새00, 프00, 무00은
부대오름 아니 부소오름으로 추~울발!
만남의 장소 부소오름 앞에서 미리 와 기다리던 늘00님과 만나
독수리 5ㅎ여제가 합체되었다.
부소오름으로 오르는 철문이 잠겨있다.
두드리라 열릴 것이라! 고 빨간책에 쓰여있어 두드리니
제탐사 횐님들이
너 뭐 하니?
라는 뜨악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긁적긁적! 6-,-
금단의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자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고 했길래
견디지 못할 줄 알면서도 그 문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우리가 숲길에서 처음 만난 녀석은
상산나무 열매?
나긋나긋하고 이쁜 손에 담아 찰칵 찍어본다.
맛있는 거 옆에 옆에
빨간 게 넘 탐스럽게 보이는 앵두 같은 녀석은 배풍등이란다.
안물안궁
길이 아예 말똥뿐인 듯한 길
그 말똥지뢰밭을 지나게 되자
햇볕이 따사로운 게 은혜스럽다.
오름으로 오르는 길엔 낙엽이 가득하다.
말년엔 떨어진 낙엽도 조심하라는데 낙엽천지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작살나무를 보자
왜 작살이라 했는지 뜨악하다.
작살났네! 아작 났네!
작살나무와 달리 잎이 폭신폭신하면 세비나무? 란다.
맞나?
부소오름 둘레길에는
누렇 게 시든 게 고사리들이라
내년 3월에 와보고 싶은 마음
육개장이 고사리 넣어 먹으면 좋잖아.
관상용으로 심는 아이비처럼 이쁜 것이 사실
담쟁이가 아니라 줄사철나무인지? 몰라도
애의 꽃인지 주홍색 바들바들 떨고 있는 게 안쓰럽다.
간밤에 새벽까지 비가 내려 땅이 젖어 있는 상태라
낙엽으로 뒤덮인 부소오름 내리막길에선 쭉 쭉 미끄러진다.
앞사람 가는 길을 뒤따르다
리더가 멈춰 섰는데
암 생각 없이 미끄러져 내려오다
82 급정거를 안 했으면
5중 충돌 생길 뻔했다.
바로 바로 바로~~~오!
그 순간 내가 내가 태권도를 오랫동안 수련한 유단자답게
천근추라는 무공을 발휘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대로 부딪쳤으면
5명이 눈뭉치가 되어
커다란 한 덩이가 되어
떼굴떼굴 뒹굴었을 것이다.
솔방울처럼 생긴 게 궁금해 네이버 카메라 검색을 해보니
하나 굴피나무라고 한다.
아, 진짜?
제주 부소오름 하산 후
제주 조천읍 선교로에
산들바람이 솔~ 솔~ 분다는
산들바람 식당에 갔다.
"아, 진짜?"
메뉴판을 보니
산들바람 정식, 산들 비빔밥, 된장찌개, 김치찌개가 보였다.
제주 맛집 산들바람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는 사람은 1도 없었다.
산들바람은 비빔밥 전문이니까?
암묵적으로 모두 다 비빔밥을
따로 또 같이 주문했다.
내님의 사랑은, 맴도는 얼굴...
노래라도 불러야 할까? 싶다.
아니 비빔밥 만세 만세 만만세!라고
합창을 해야 할 듯하다.ㅎ
전주에서 비빔밥을 먹어보진 않았지만
딱. 봐도 전주비빔밥처럼 보였다.
"주인장님 혹시 전주분이세요?"
"노놉! 진주분입니다."
맛있는 거 앞에 앞에 김가루를
비빔밥(bibimbap) 위에
잔뜩 뿌리자
밥이 김이고 김이 밥인
김밥(kimbap) 같았다.^^
비빔밥 싫어하는 사람은 보진 못했듯
역시는 역시
비빔밥은 비빔밥이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서귀포 대륜동 사무소 방향으로 가다가
바다뷰가 느무느무 좋다는
제주 서귀포 뷰맛집 덕돌카페에 들렀다.
사각액자틀 안에 보이는 바다뷰처럼
덕돌 카페 1층 접이식 유리창으로 바깥 풍경이 보인다.
프00님이 사준 커피 한잔에
바다를 보고 바다멍 하늘멍 그냥 멍 때린다.
좋다.
이런 여유로움이 한가로움이...
비록 남쪽 바다에 그 유명한 남방 큰 돌고래는 보이지 않지만
가끔 갈매기가 끼룩끼룩 바다 위를 날아
정지된 화면이 아니란 걸 알려준다.
반듯하게 종이를 자른 듯한 수평선 아래
보이지 않는 바람에 쉼 없이 출렁이는 바다는
명암이 드리운 채 꿈틀꿈틀 일렁이기에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보인다.
그리고
바닷가 앞에 자리 잡은 뷰맛집 덕돌카페에
미술 작가의 그림책이 인상적이었다.
작가님의 화보 속 그림 중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풍경화를 보니
나보다 제주를 10배 더 잘그렸다.
또 갑자기
질투심인지 뜨거운 바람이 콧구멍에서
킁. 킁. 뿜어져 나왔다.
스트레스에 뒷목을 부어 잡고
바람 쐬려 바닷가로 걸어 나갔다.
커피를 마시면서 바다뷰를 보니
기분이 느무느무 좋다.
근데 졸립다.ㅎ
경제적 자유가 보장된다면...
나도 그림을 좀 그려보고 싶다.
라는 가정아래
덕돌카페 앞마당에 나가
혹시 있을 줄 모를 미래를 꿈꾸며
스마트폰으로 바다뷰를
찰칵찰칵 담아본다.
밝고 맑은 날이라
해 질 녁 풍경이 너어~~~무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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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제탐사 동호회
https://www.daangn.com/kr/groups/wdEpgmeP
부소오름(부소악)
제주 조천읍 교래리
https://place.map.kakao.com/8363069?referrer=daumsearch_local
산들바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44 (우)63340
https://place.map.kakao.com/20967911?referrer=daumsearch_local
덕돌카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신해안로 112 (우)63617
https://place.map.kakao.com/1779471193?referrer=daumsearch_l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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