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317: 제주 동광리 수국 명소 '길모퉁이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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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알고 나도 알듯 오늘은 쉬는 날!
"이~ 야호~!"
수국이 너어~~~무 보고파
제주 서쪽 수국 명소 동광리 수국길을 물어 물어 찾아갔다.
면 뻥이고 어렵지 않게 네비 찍고 바로 갔다.
오늘 찾아간 수국명소는
동광육거리에서 가깝다.
못해 넘어지면 코 닿을 거리
는 아니지만
앞구르기로 100번 정도면 된다.
으쓱 으쓱!
물론 서귀포에서 1시간 가까이 달려간 것은 안 비밀이다.
두당 5,000원짜리 요거트 1개를 사면
수국명소 길모퉁이 가게 입장이 가능해서
수국의 은밀한 곳을 보기 위해서라도
서귀포에서 1시간 가까이 달려간 수고를 생각해서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요거트를 샀다.
사실 지금 이 순간
아아가 급 땡기는데
요구르트라니?
"하아..."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거니
그냥 먹자! 싶어
꿀꺽꿀꺽 삼키는데
수제라 그런지 반은 제품 용기에 달라붙어
전혀 네버 네이버 다음도 떨어지지 않는다.
두 손바닥으로 요거트를 잡고
돌돌돌 비벼보고
위 아래 위 아래로 요로콤 조로콤 흔들어보지만
허옇고 걸쭉한 요거트가 입안에
쏙. 쏙. 흘려들어오지 않는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볼이 홀쭉하게 들어갈 정도록
입으로 쪽. 쪽. 빨아보고
손으로 이빨로 통을 통. 통. 쳐보고
쭈쭈바처럼 꽈악 눌러도 보지만
요구르트라는 놈은 더 이상 이승철과 밖으로~~~
나올 생각이 없어 보이는지 감감무소식이다.
"모야 모야!"
치토스~ 꼭. 먹고 말꼬얌!
라는 광고카피처럼 이상한 도전의식이 생긴다.
생각처럼 다 먹지 못한 것도 그렇고
커피가 아니라 서운하고 섭섭한 감정이 생긴다.
나 원 참!
내가 요거트를 먹으려 온 게 아니라
수국을 보려 온 거지 싶어
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정신 차려!
라고 내 뺨을 셀프로 톡. 톡. 두들겨본다.
수국길 따라 분위기 있게 우아하게 걸어가는데
뒤따라오는 호랑말코 같은 녀석이
"내 머리 커서 우리 엄마 아팠어!"
라고 쉴 새 없이 떠벌리니 감정이 살지 않는다.
비 오는 날 갑자기
수국에 물 안 준다고 지랄지랄~!
밉상짓만 하던 ㅂㅋㅎㅇㅅ 여사장이 떠올라 씁쓸하다.
팩폭 쏘리~!
또다시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쓸데없는 기억을 날려버리고
다시 화사한 수국에 몰입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몰입 몰입 몰입...
그러나 몰입이 안 돼서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에서 수국을 검색해 보니
Japanese Hydrangea, 繡毬花, 紫陽花, 자양화, 紫陽花, 수구화, 繡毬花...
등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응, 그래!"
사랑은 변하는 것이라
수국의 꽃은 처음 필 때는 연한 보라색이던 것이
푸른색으로 변했다가 다시 연분홍빛으로,
피는 시기에 따라 색깔을 달리한다.
"응, 아니야!"
사실 꽃 색깔은
자라는 곳의 흙 성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pH6.0~6.5 정도의 토양에선 핑크색,
pH4.5 정도의 산성토에선 푸른색을 띠고
토양이 산성에서 점점 중성으로 올라갈수록
보라색, 자주색, 옅은 자주색, 분홍색으로 변한다.
품종에 따라서 색깔이 고정되는 경우도 있다.
꽃말은 냉정, 냉담, 무정, 변덕, 변심
앞서 가는 여자는 자꾸 향기가 좋다고 말하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애인으로 보이는 남자는 무조건 그렇다 한다.
제 아무리 찰떡같이 말해도 개떡같이 알아듣는
물이 좋아 산이 좋아 산타는 아저띠는
너네들 들으라고 크게 말해본다.
"너도 알고 내가 알듯이
수국은 씨 없는 무성화라서 향기가 없다."
"응, 안 들려 안 들려~!"
깻잎 모양의 두터운 잎을 가진 수국의 헤어스타일은
모두 똑같은 게 쓰담쓰담 만져보니
베이비펌처럼 부들부들하고 곱슬곱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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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가게
제주 서귀포 안덕면 동광리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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