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44: 그늘진 창백한 얼굴(a whiter shade of p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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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부처님·공자님 찾아가며
다시 1번 살 기회를 주신다면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마음속으로 맹세까지 했다.
모골이 송연한 등짝과
아까부터 줄곧 참느라
식은땀이 흐르는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하다 못해
이제는 창백해진 상태였고
어찌어찌하여 화장실까지
천신만고 끝에 찾아왔고
죽을 둥 살 둥 똥꼬에 힘주고
종종걸음으로
후다닥 들어왔기에
너무나 급한 맘에
앞·뒤 가리지 않고
화장실 문을
확~!
잡아당겼는데,
"엄훠나!"
웬 女子가 나를
놀란 토끼눈으로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죠!
그녀는
너어~~무 이뻤고,
더 더구나
엉덩이는
음~~청 아름다웠습니다.
"죄송합니다!"
얼른 문을 닫았지만
미안한 마음을
꼭 전해야 해서
다시 門을 열고
인사를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뿔싸~!
여긴 여자화장실이었고
그 순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랄까?
"안돼~~!!"
우르르 쾅!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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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hiter Shade Of Pale - Procol Harum
https://www.youtube.com/watch?v=Mb3iPP-tH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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