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198: 버스와 MTB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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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달리 제주버스는
운행이 적어 곤혹스러운 일이 많다.
서귀포버스터미널 앞에서
일주동로 방향으로 서귀포 1청사로 가는 버스는 제법 있지만
중산간동로를 지나는 버스는 적다.
뚜벅이 신세에 것도 감지덕지한 게
집에서 회사까지 1시간 동안
걸어서 가는 것보다 나으니
그게 어디냐 싶다.
하지만 퇴근 시간엔
서귀포 1청사에서 신시가지로 가는 버스는 딱. 3대다.
655, 641, 691 이놈의 버스들은
3~40분에 1대 지나다니는 배차인지
벌써 30분째 하염없이 기둘린다.
중산간도로에서 달리는 자동차들은
보통 70~80km 정도 속도를 내는데
갑자기 이차 저차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저 혼자 쌩=3 내빼는 검은 승용차가 지나가자
버스를 기다리는 이 몸이 다 휘청거린다.
"아, 신발!"
2배나 빠른 속도와 소리를 보아
어지간히도 배변이 급했나 보다.
하기사 똥오줌을 바지에 실례하면 큰일이잖아!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지만
놀란 김에 괜한 심술이 나
돌을 걷어찼다.
떼구르륵~!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고
아니 버스 안 온다고 돌멩이 걷어찬 경우라
가만히 있던 엄한 돌멩이가
자다가 봉변 당한 꼴이다.
"요따구로 운행을 하면 어쩌라는 건지?"
오늘도 투덜이 스머프는 투덜투덜거려 본다.
따르르릉!!
드르륵 툭. 툭.
드르륵 툭. 툭...
내 엉덩이가 동네북인지
하나, 둘, 셋, 넷, 다섯 대의 MTB자전거가
연이어 인도 위를 달리며
성추행을 한다.
인도 위도 결코 안전하지 않은가 보다.
아니 차도 옆 자전거 도로가 있는데
왜 인도로 다니는 건지?
사람이 인도에 서 있으면 자전거도로로 내려가던가?
대놓고 인도에 서 있는 나한테 비키라고 성내니
똥 싼 놈이 승질낸다고 웃기는 짬뽕들이다.
잠시 벙쪄!
바로 현장 검증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저 멀리 내삐는 MTB자전거 그룹 뒤통수는 보일락 말락 한다.
그나저나 이놈의 버스는 온다는 거야 못 온다는 거야?
함흥차사가 따로읍따!
아니 이럴 때 쓰는 한자성어는
이차저차인가?
긁적긁적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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