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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432: 붉은오름

부웅 날아 이단옆차기 2025. 4. 1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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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432: 붉은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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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저녁, 붉은오름은 
그 이름 그대로 붉은빛을 발하며 저물어 간다. 

산등성이를 타고 흐르는 붉은 노을은 
마치 천상의 붓끝이 닿은 듯, 
고요한 바람과 함께 무수히 퍼져 나간다. 

산의 기운을 품은 붉은빛은,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아름다움이 된다. 

우리는 그 빛 속에서 시간을 잃고,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이름이 전하는 의미는 더욱 짙어져 간다. 

한때 용암이 쏟아져 내린 흔적이 
이제는 초록의 풀밭으로, 
자생하는 꽃들로 덮여 있지만, 
그 땅 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불타는 기억이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다.

그곳에 서면, 바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산을 타고 흘러오는 바람은 소리 없이 나지막이 속삭인다. 

이 바람 속에 담긴 것은 시간의 흐름일까, 
아니면 제주 땅의 오랜 비밀일까? 

모든 것이 서서히 지나가는 이 공간에서 
나는 그 바람을 따라가며 생각에 잠긴다.

붉은오름의 그늘 속에서, 
천천히 걸어가는 발걸음마다 기이한 평화가 깃든다. 
오름의 땅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속삭인다. 

자그마한 꽃들이 나를 반기듯 고개를 숙이며, 
그 섬세한 존재들이 다시 한번 마음을 열게 한다. 

이 땅의 이야기들은 
바람과 함께 스며들어 나를 감싸고, 
나는 그 한 조각을 따라가며 
또 다른 세상에 발을 들여놓는다.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면, 
붉은오름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붉은빛을 잃은 그 산은 
이제 어둠 속에서 점점 더 깊이를 더해가며, 
그 자체로 하나의 신비로운 존재가 된다. 

그러나 그 어두운 밤 속에서도, 
불빛을 잃지 않는 별들이 이 산 위에서 빛을 발한다. 

그 별빛은 어쩌면 붉은 오름이 
품고 있던 용암의 열기가 누그러지면서 
흘러간 은하의 먼지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별들은 오래된 이야기들, 
잊힌 시간의 흔적을 불러일으키며, 
밤하늘을 수놓는다.

이곳에 있으면, 
나는 언제나 시간이 흐르는 것을 잊는다. 

마치 과거와 현재가 한 곳에 모여, 
하나의 풍경처럼 펼쳐져 있는 듯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 붉은오름의 정상에서 불어오는 바람 속에 
내가 그리워한 모든 것들이 실려 오고 있다. 

나는 그 바람 속에서 옛날 제주 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그들의 숨결을 느끼며 조용히 숨을 고른다.

붉은오름은 
한 세기를 살아온 이야기들의 집합체이자, 
천 년을 기다려온 꿈의 상징이다. 

이곳에 발을 디딘 이들은, 
시간의 강을 건너온 이들이고, 
그들은 이 땅의 깊이를 알게 된다. 

제주도에 살아온 모든 것들이 
이곳에서 한 순간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때, 
나는 그들이 전해주는 숨결을 더 깊이 들여다본다.

그리고 나는 그 아름다운 붉은빛을, 
그 붉은오름의 풍경을 담아 가슴속에 품는다. 

그 빛은 단순히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 
마음속에 아로새겨진 인생의 어떤 깊은 의미처럼, 
서서히 내 삶의 일부가 되어간다. 

그것은 오름이 준 선물, 
그저 지나가는 빛이 아니라, 
나와 함께 존재하는 무엇이다.

붉은오름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 계속 서 있는 것만 같았다. 
시간은 멈추고, 모든 것은 그 순간에 존재하며, 
나는 그 속에서 나를 찾았다. 

나의 내면 속에 잠들어 있던 기억들이 깨어나, 
그 붉은빛과 함께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붉은오름의 이 아름다운 풍경은 
단순히 자연의 일부가 아닌,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제주 붉은오름의 땅과 함께 시간을 걷는다. 

그곳에서 얻은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붉은오름은 나에게 그저 붉은빛을 넘어,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삶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점점 더 진실에 가까워지고, 
나 자신을, 세상을, 그 속의 모든 것을 
다시 한번 사랑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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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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