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447: 제주 치유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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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와 관계에서 오는 상처의 치료을 위해 ㅋ
i, j, k, m
동네한바퀴 4명은
급벙으로 제주 치유의 숲을 가게 되었다.
제주 '치유의 숲'에 들어서는 순간,
시의 행간에 발을 들인 듯한 감정에 젖는다.
하늘을 찌를 듯
길게 쭉. 쭉. 뻗은 삼나무들이
솟아 있는 그 풍경은
마치 오랜 세월을 견디며 쌓아온 원시림 그 잡채다.
무성한 초록의 이파리들이
바람결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부드럽게 서로를 어루만지는데
그 사이로 흘러내리는 햇살은
따사롭고 고요하다.
걷는 내내 말없이 나를 감싸는 이 자연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나의 모든 무거움을 받아준다.
숲의 공기는 묘하게 촉촉하고 맑다.
도시의 숨막히는 먼지와 소음을 뒤로하고,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들이마시는 숨 한 모금은
속 깊이 맑아지는 기분을 선물한다.
나무들이 오랜 세월 쌓아온 피톤치드의 향기는
어느 새 내 마음까지 스며들어,
막연한 불안과 슬픔을 씻어내는 듯하다.
숲은 말을 하지 않지만,
가장 깊은 언어로 나와 대화를 한다.
바스락이는 낙엽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새의 지저귐,
그 모두가 나에게 "괜찮다"고, "천천히 걸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은 조용히 내려앉는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감정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어릴 적 나무 아래서 뛰놀던 기억, 무심코 지나쳤던 계절의 변화들,
그리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던 마음까지도.
이곳은 내면 깊숙이 잠들어 있던 감정들을 조심스럽게 흔들어 깨운다.
그 감정들이 울컥 밀려올 때,
나는 이 숲이 단지 걷는 공간이 아니라,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살아있는 시라는 걸 깨닫는다.
‘치유의 숲’이라는 이름은 단지 상징이 아니었다.
이곳을 걷는 순간부터,
나는 자연의 품 안에서 진정으로 ‘치유’되고 있었다.
빠르게 살아야만 할 것 같았던 시간 속에서,
이 숲은 천천히 걸어도 괜찮다고,
때로는 멈춰 서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자연은 아무런 조건 없이 나를 포근히 안아준다.
상처도, 후회도, 외로움도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 품 안에서
나는 다시 살아 숨쉬는 법을 배운다.
걷고 또 걸으며,
나는 자연이 쓴 시의 한 구절이 되어간다.
상처투성이의 나뭇결처럼 얽히고 섥힌 내 마음도
이 숲의 숨결 속에서 하나씩 풀려간다.
이곳에서의 걸음은
단순한 자리의 이동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을 여행하는 일이 된다.
눈에 보이는 풍경 너머로,
내면의 풍경도 함께 밝혀지는 그런 경험.
‘치유의 숲’은 그래서 더 이상 공간이 아니라
감정이고, 기억이며, 한 편의 긴 시가 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나는 이 숲에서 배운 고요함과 따뜻함을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다.
그리고 지치고 흔들리는 날이 오면,
너는 또 다시 이 숲을 찾아 조용히 걷고 싶다.
바람이 되어 내 어깨를 토닥이던 그 순간을,
햇살이 되어 내 마음을 감싸던 그 위로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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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제주 걷기모임
(강정동·대륜동·법환동·호근동·서호동·서홍동·동홍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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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걷기|산책|숲길|올레길) | 법환동 당근 모임
동네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산책 모임입니다. 동네한바퀴는 동네 걷기 산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동네 걷기와 산책, 차한잔과 수다, 불멍•물멍 숲길•올레길•오름 걷기와 밥한끼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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