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사랑하며 #279: 은평구 북한산둘레길(Bukhansan Dulegil) 구름정원길 토닥토닥 쓰담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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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만 해도
보통 하루 전에는 최소 예약이 1~2명은 있는데,
올해는 어쩐 일인지
x-mas 당일 오전까지 예약은 커녕
전화 한 통 없고 더더구나 방문객도 없어
점심을 먹자마자
약속이나 한 듯이 우리는
門을 닫고
칼 퇴근을 했습니다.
사실 크리스마스 날에 한 번도 가족들과
따뜻하고 포근한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는
나님에게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ㅎ
언제 한 번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라고
맘껏 쉬어봤겠습니까?
그래서 가족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산행으로 북한산 구름정원길만 걸었는데,
구름정원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목책 길을 지날 때
어려 보이는 남녀가 언덕에 앉아 있는데,
여자 칭구 앞에서 남자다움을 과시하고 싶었는지
산에서는 자기 말고 아무도 이길자 없다고 생각하는지
듣기 싫은 쌍욕? 과
매우 거북한 소리를
꽥! 꽥! 질러댑니다.
가족과 같이 안 왔으면
달려가서 조용히 타이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처럼 간절했지만
불쾌함 이전에 가족의 안녕이
슬기로운 걷기 생활
재미있는 걷기 생활
즐거운 산책 생활을 하는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
발을 묶어 둡니다.
바른생활의 사나이 나님은
오늘 가족과 같이 산에 왔는데,
불쾌하게 만들기 싫어
끓어오르는 의협심을 억누르고
기분 좋게 둘레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케이크과 와인으로 집에서 멋있게
자축을 하자는 계획에도 불구하고
딸아는 콧물이 줄줄 흐르는데,
산에 간다고 하니 삐졌는지
말 한마디 안 하고 북한산 둘레길을 걸었고
몇 번 가보았다고 앞서가는 뇨석은
갈림길에서 기다리지도 않고 진관사 쪽으로 갔는지
불광중학교 방향으로 하산한 우리와
길이 엇갈렸습니다.
화도 나고 걱정도 되어
거꾸로 가면서 찾아보기로 해서
다시 구름정원길 코스로 올라가는데,
저 멀리 앉아있던 뇨석은
우리를 보자마자 눈물이 터졌는지
엉. 엉. 소리 내어 웁니다.
기다리지 않고 먼저 갔다고 혼내려다가
걱정되었던 마음보다
안쓰럽고 측은한 마음이 앞서
토닥토닥 쓰담쓰담
두 번 다시 엄마·아빠를 못 볼까?
마음이 아펐는지 혼날까 봐 먼저 선수 치는지
웬 눈물이 그리 많은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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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구름정원길
https://place.map.kakao.com/12544573?service=search_pc
북한산둘레길 구름정원길8구간
서울 은평구 불광동
place.map.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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