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44: 봄맞이 수국 축제, 휴애리(Hue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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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도끼날 찍힌다고
아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News를 보며 운동 중
덤벨을 소파에 내려놓았는데
아, 글쎄 홍도야 울지 마라! 고
덤벨이 제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고
앞으로 굴러 떨어지면서
내 발등을 쿵. 찍었다.
"앜~!"
첨엔 피멍만 생기더니 차차 부어오른다.
아무래도 오래 걷기는 안 돼긋다싶은 게
오늘 올레길 걷기는 물 건너간 것이다.
다행 중 불행인지 불행 중 다행인지 몰라도
시퍼렇게 멍들었어도 누르면 아플 정도인지
못 걸어다닐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무튼 집에 맹숭맹숭 앉아있기 뭐해
어디 갈 만한 곳이 없나 싶어
네이버와 다음에서 쓱. 찾아보았다.
부상으로 딱히 갈만한 곳이 없어
집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휴애리에 왔다.
3월 25일부터
봄맞이 수국 축제를
휴애리에서 하고 있길래
꽃구경하려 쓱. 왔다.
웃긴 건 휴애리에 수국 보려 왔는데
돼지, 염소, 토끼, 조랑말, 닭만
열심히 보고 가는 듯하다.
당근!
애네들이 당근을 어찌나 저쩌나 잘 먹는지
근처에만 가도 뭘주나?싶어 고개를 쳐든다.
손을 주머니에 넣고 꼼지락꼼지락 거리니
먹을 거를 주나 싶어 빤히 쳐다본다.
나도 멀뚱멀뚱 쳐다보며
이게 지금 눈싸움 한 판 하자꼬? 이러나 싶다.
아무것도 안 주면서
호주머니 안에서 가운데를
만지작만지작 사부작사부작거리니
"니, 뭐하니?"
묻는다.
미안한 맘에
호주머니에서 손을 빼면서
손가락 하트를 뿅. 뿅. 날린다.
"하트~! 하트~!"
"에~휴! 애리"
흑돼지가 화가 잔뜩 났는지
두 다리를 난간에 올리고 머리를 흔들어댄다.
"킁. 킁.(장난하니?)"
미안한 맘에 당근 자판기에서
투명 비닐봉지 안에
고이 잠자고 있는
1,000원짜리 당근을 뽑았다.
길게 잘라진 당근을 하나 둘 셋 넷 주자
주는 족족 어찌나 쪽. 쪽. 잘 빨아먹는지
깜짝 놀랄 정도다.
콧구멍이
콧구멍이
어휴~! 어마 무시하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왼발은 물집으로
오른발은 타박상으로
절뚝절뚝 거리면서도
휴애리 공원 안을
잘도 싸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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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애리(Hueree)
http://www.hueree.com/index.php
휴애리
--> [변경안내] 휴애리 입장마감 시간이 변경되었습니다 [2020-10-11] -->
www.huer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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