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94: 서귀포 강정동 귀뚜라미
제주살이 #94: 서귀포 강정동 귀뚜라미 · · 잠결에 오줌이 넘나 마려워 눈도 뜨지 못한 채 어기적어기적 화장실로 가 쉬이~! 볼 일을 보는데 어디로 들어왔는지 몰라도 잠결에 듣기 좋은 소리가 들린다. "찌르르~ 찌르르~" 아니 이건... 잠이 다 화들짝 깬다. 좌우를 살펴보니 한쪽 모퉁이에 시커먼 녀석이 공포감에 똥구멍을 하늘로 향한 채 부르르 떨고 있다. "닥쳐!" 팍! 퍽! 푹! 애써 도망가는 녀석을 기필코 슬리퍼로 때려잡았다. 모양 빠지게 런닝구에 빤스 차림을 한 나의 오른손에 들린 슬리퍼 바닥에는 불쌍한 귀뚜라미 하나가 납작하게 떡이 되어 붙어있다.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하루 종일 귀에 영화 해바라기 김래원의 목소리가 귀벌레 증후군처럼 들린다. · · 귀뚜라미 http..
제주를 더 제주답게
2022. 8. 2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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