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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156: 2023년 1월 1일, 제주 서귀포 법환바다에서 보는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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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러하듯 아침 뉴스를 보며 
크런치, 푸샵, 플랭크 등등의 개인 운동을 하다가
문득 오늘이 새해 첫날인데 
적어도 일출은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OK 구글, 오늘의 날씨 어때?"

"1월 1일 일요일, 
서귀포 날씨는 
현재 맑음, 
체감온도 6℃입니다."

"응, 그래!"

12월에도 반바지 차림으로 다니는 1020처럼
빤스 차림으로 나가면 
예의범절은 어따 밥 말아먹었냐고 
입에 개거품을 물고 지적질을 당할까 봐?
지식인답게 신사답게 츄리닝을 입고 
겨울 외투를 쓱. 걸쳤다.

집에서 남쪽 방향으로 
1~20분만 걸어 내려가면 법환바당이라
쫄래쫄래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주에서 일출은 
성산일출봉에서나 보는 거 아닌가 싶다.

남쪽바다에서 동쪽에 뜨는 해를 보려는 게
괜한 짓 하는 거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운동삼아 걷지 싶어 
슬리퍼를 질질 끌며 걷는데
제주 월드컵경기장을 지나자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무슨 일이 생겼는지?
차들의 행렬이 가득하다.

"오~잉? 
설마 다들 일출 보려 바다로 출근하나?"

연말연초이고
일요일 아침이라 
전날 과음으로 
늘어지게 늦잠을 잘 줄 알았는데
바다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해돋이를 보려 가는 사람들로 장사진이다.

내가 내가
이 동네 살고 있으니 살방살방 걸어오지
멀리서 오는 사람들은 
당근·말밥 차를 타고 와야 하겠지 싶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법환바당에 가까워질수록 차반 사람반이다.

국가별 차종별 차란 차는 다 모아놓은 듯 
어디 한 군데 차 세울 곳이 없이 
온갖 차량으로 빽빽한데 
그 와중에도 멋 모르고 새로 진입한 차들이
섰다 갔다 섰다 갔다 하며
골목길을 아등바등 헤집고 다니는 게 
참 참 참이다.

이 많은 사람과 차들이 다 
일출을 보려 나온 거라니 새삼 놀랍지도 않다.
왜냐하면? 오늘은 1월 1일이니까.

기분 좋은 날에는
분홍색 고래가 폴짝폴짝 지나댕기는
아뜰리에안 카페 앞 법환바다에 도착했다.

사진 찍기 좋은 곳에서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구름사이를 뚫고 빨간 해가 언득언득 보인다.

작은 소리로 '정홍일의 해야'를 불러본다.
그리고 동그란 해를 보며 소원을 다짐해 본다.

"2023년,
새해엔 모든 소망 다 이루어지길..."

해돋이가 끝나 마자
썰물 빠지듯 사람들이 
제 갈길을 찾아서 싹. 빠져나간다.

2023년 1월 1일, 
제주도 일출 시간은
오전 7시 37분인데
구름 때문인지 몰라도
서귀포 법환바당에서 보는 해돋이는
그 보다 5~10분 정도는 더 늦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1월 1일 일출은 
서대문구 안산과 종로구 인왕산에서 봤는데 
올해는 댕민국 최남단 제주도 법환바다에서 다 보다니
인생지사 새옹지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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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법환바다에서 보는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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