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171: 발 닿는 곳이 다 유채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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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 온 윗집은
밤 12시만 되면 모여라 체육시간인지
쿵. 쿵. 쿵.
헥. 헥. 헥. 거리고
남의 속도 모르는 아랫동네가 부하뇌동
덩달아 울끈불끈 해져 잠을 설치니
제발 밖에 나가서 뜀박질하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10시만 돼도 느무느무 졸린데
12시에 한번 깨고 나면
도통 잠을 못 자니
하루하루가 매일 매일 피곤한데
마침 오늘이 쉬는 날이라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나니
기분이가 째지게 좋네요. 찍.
그런 김에 아점겸 점심으로
올만에 생선구이를 해서 먹었더니
온 몸에 개기름이 아니 생선기름이 질. 질. 질.
장난 아니에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소화도 시킬 겸 운동도 할 겸 겸사겸사해서
밖으로~~
이승철과 나란히 나란히 나왔습니다.
물이 좋아 산이 좋아 산타는아저띠 몸에서
때깔 좋고 맛 좋은 비린네가 폴폴 나는지
집 앞에서부터 제주월드컵경기장까지
고냥이 1가 졸. 졸. 졸. 뒤따르네요.
줄게 1도 없으니 괜히 미안해지는 불편함을 감수하며
나 몰라라 막숙도로 따라 법환바당까지 걸었습니다.
진눈깨비 흩날리는 겨울에 잡혀
옴짝달싹 못했던 2월도
이제 날이 제법 풀렸다고 바닷가 따라 유채꽃들이
따로국밥처럼 군데군데 피었네요.
비릿한 바다내음을 실은 봄바람에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처럼 노란 유채꽃이
재주를 부린다고 앞구르기·뒤구르기를 다하네요.
법환바다에서 올레길 7코스 바닷길 따라
두말없이 딱. 30분만 걸어갔다 원점회귀했네요.
사실 발목이 안 좋아 오래 걷는 거보다
1~2시간 걷는 게 딱. 좋아 무리하진 않습니다.
좋은 느낌 그 상태에서 움직임을 멈추고
돌밭에 앉아 그 여운을 느껴봅니다.
하늘, 바다, 바람, 꽃, 돌...
바다멍·하늘멍 때리는 이 순간이
좋아도 너어~~~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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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Rapeseed)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7a1747a
유채
십자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 봄에 피는 노란 꽃으로 유명하다. 잎과 줄기는 식용으로 먹을 수 있다. 씨에서 짜낸 기름을 카놀라유라 한다. 십자화과 배추속의 두해살이풀이다. 유럽
1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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