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175: 세탁에서 건조까지 일사천리로 LG전자 드럼세탁기 건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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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중앙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을 보다
TV를 얼핏 보니
SBS 동상이몽 '너는 내 운명'에
출연한 배다해와 이장원이 부부란다.
알다시피 배다해는
바닐라루시 멤버로 이쁜데 노래를 잘해
KBS2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서 눈에 띄었고
이장원은
페퍼톤스에서 베이스와 보컬을 맡고 있는데
tvN '문제적 남자'에서 뇌색남으로 기억된다.
"아, 진짜?
언제 결혼했데?"
그러거나 말거나 믿거나 말거나
이장원이
모자를 넣고 식기세척기를 돌려
고장이 났는지 어쩐지 몰라도
AS센터에 전화를 건다는 설정이다.
TV를 묵음으로 해놓아 들리진 않지만
모자도 그냥 모자가 아니라 야구 모자라는 자막을 보니
아마 그렇고 그렇게 된 거 같아 보인다.
에고~!
그나마 등산모자가 아니길 천만다행으로 본다.
왜냐하면?
물이 좋아 산이 좋아 산타는아저띠 등산모자엔
서울둘레길, 북한산둘레길 등등 기념배지가 다닥다닥 달려있는데
만약에 이 등산모자가
통돌이 세탁기에 들어가
뱅글뱅글 계속 돌아다녔으면
'짤랑짤랑 짤랑짤랑 으쓱으쓱
짤랑짤랑 짤랑짤랑 으쓱으쓱
쭈욱쭈욱 으쓱으쓱으쓱
쭈욱쭈욱 으쓱으쓱
랄랄랄랄 랄라 깡충깡충깡충
랄랄랄랄 랄랄랄라 깡충깡충
랄랄랄랄 랄라 깡충깡충깡충
랄랄랄라 깡충깡충
하늘보고 툭탁탁
땅을 보고 통통통
하늘보고 툭탁툭탁툭탁
땅을 보고 통통통
데구르르 구르고 벌떡 일어서
데구르르 구르고
벌떡 일어서 훨훨 내리고
훨훨 내리고 훨훨 내리고 훨훨'
이렇게 이렇게
흠집이란 흠집은 다 내었을 거로 본다.
"앜~!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우리 집에선
세탁기와 건조기가 이보다 더 함한 꼴도 당했다.
차마 내 입으로 말을 꺼내기도 쪽팔린데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다.
두~둥!
세탁실에서
저 혼자 열심히 세탁을 하던 LG세탁기에서
신속 정확하게 빨래를 끝낸 옷을 통째 꺼내
LG건조기로 옮겨
통건조를 이불건조로 쓱. 시키는데
뭐가 계속 달그락달그락 시끌벅적 요란스럽게 군다.
이번 애들은 유별난 애들인지? 수다쟁이들인지?
꽤나 시끄럽다 싶었다.
그래도 그렇지 어쩜 한 번도 쉬지 않고 달그락달그락거리니
여엉 귀가 거슬려 불편했다.
혹시나는 혹시나군 호윽시
유사시 흉기로 쓸수있는 큼직한 쇳덩어리가 달린 혁대가
바지에 딸려 들어가 있나 싶어
작동 중인 건조기를 멈추고
옷들을 112 바닥에 다 꺼내서 살펴보니
혁대는 없다.
그럼 왜?
대신 숟가락 1와 젓가락 2개가 각각 들어가 있었다.
헐~!
인마들 때문에 그렇게 시끌벅적 요란스러웠구나 싶다.
그런데 수저 1세트는 어쩐 일로
세탁기에 다 들어갔고 건조까지 하고 있나 싶다.
아무리 자기네 몸이
때국물이 꼬재재하게 흐를 정도록 넘 더러워도 그렇지
들어갈 때가 없어
삼천궁녀가 뛰어내렸다는 부소산성 '낙화암'처럼 유명지도 아니고
하필이면 LG세탁기에 뛰어들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수저 한 세트가 제각각 어찌나 저쩌나 이리저리 요리조리 굴러다니고
배대지를 을매나 쑤셔댔는지
그래서 장동건이가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앞으로 또 어떤 놈팽이들이
과감한 아니 몹쓸 짓을 년례행사처럼 또 일을 벌일까? 걱정이 되어
국통에 물수저나 사기그릇을 모닥 모아 놓고
물을 가득 부어 팔팔 끓여본다.
수저 니들은 제발
쥐 죽은 듯 닥치고
조용히 살았으면 좋긋다.
이 와중에 수저 1세트가
지들이 무슨 박하사탕의 설경구라도 된다고
"나 돌아갈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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