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제주를 더 제주답게

제주살이 275: 폭탄 꿈(Bomb Dream)

부웅 날아 이단옆차기 2024. 2. 12. 05:19
728x90
반응형

제주살이 275: 폭탄 꿈(Bomb Dream)
·
·
쾅! 쾅! 쾅! 

지진이 났는지
지축이 들썩들썩 흔들리고 
귀가 다 멍~!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해서 창밖을 쳐다보니

저 멀리서부터 폭탄이 비처럼 떨어져 내린다.

그때마다 대갈통에 미슬을 맞은 커다란 빌딩이 
게거품처럼 허공에 구름먼지를 뿜어대며
풀석풀석 무너져 내린다.

멍 때리고 쳐다보다 보니
어느새 가깝게도 100미터 앞 
길 건너편 빌딩이
쾅! 
마빡에 한 대 처먹고 
힘없이 가라앉는다.

1초 후 그 옆 빌딩에도 미슬이 떨어지고 
약속이라도 한 듯 
털석! 무너져 내렸다.

첨엔 우리 쪽은 괜찮겠다 싶어 안도를 했다.

그런데 가만히 지켜보니 
폭탄들이 도로를 따라 일직선상을 떨어지는 게 아니라
큰 원을 그리며 점점 휘어져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 
우리가 세 들어 있는 빌딩으로 
큰 커브를 그리며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00야, 미안해! 사랑해!"

"무슨 일인데 그래?" 

마눌이 창밖을 쳐다보려고 해
못 보게 마눌을 꼬옥 껴안고 울었다.

쾅~!!!

결국 이렇게 끝나고 마는구나...

인생살이가 허무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정적이 흐른다.
벽시계 초침 소리가 들린다.

응, 이게 오또케 된 거지?
나 안 죽은 꼬얌?

여우야? 여우야?
죽었니? 살았니?

살며시 눈을 떠보니
이불도 아닌 것이
내 얼굴을 덮고 있었다.

이건모야? 싶어 만져보니
베개도 쿠션도 아닌데
네모난 것이 딱딱한 것이 느껴진다.

허걱~!

침대헤드가 
내 머리에 떨어진 것이다.

을매나 세게 박았으며
얼굴이 다 화끈화끈 거린다.

아무래도 침대 헤드를 없앤 
무헤드 침대로 바꿔야 할 듯하다.
·
·

폭탄 꿈(Bomb Dream)
폭탄 꿈(Bomb Dream)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