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75: 폭탄 꿈(Bomb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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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쾅! 쾅!
지진이 났는지
지축이 들썩들썩 흔들리고
귀가 다 멍~!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해서 창밖을 쳐다보니
저 멀리서부터 폭탄이 비처럼 떨어져 내린다.
그때마다 대갈통에 미슬을 맞은 커다란 빌딩이
게거품처럼 허공에 구름먼지를 뿜어대며
풀석풀석 무너져 내린다.
멍 때리고 쳐다보다 보니
어느새 가깝게도 100미터 앞
길 건너편 빌딩이
쾅!
마빡에 한 대 처먹고
힘없이 가라앉는다.
1초 후 그 옆 빌딩에도 미슬이 떨어지고
약속이라도 한 듯
털석! 무너져 내렸다.
첨엔 우리 쪽은 괜찮겠다 싶어 안도를 했다.
그런데 가만히 지켜보니
폭탄들이 도로를 따라 일직선상을 떨어지는 게 아니라
큰 원을 그리며 점점 휘어져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
우리가 세 들어 있는 빌딩으로
큰 커브를 그리며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00야, 미안해! 사랑해!"
"무슨 일인데 그래?"
마눌이 창밖을 쳐다보려고 해
못 보게 마눌을 꼬옥 껴안고 울었다.
쾅~!!!
결국 이렇게 끝나고 마는구나...
인생살이가 허무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정적이 흐른다.
벽시계 초침 소리가 들린다.
응, 이게 오또케 된 거지?
나 안 죽은 꼬얌?
여우야? 여우야?
죽었니? 살았니?
살며시 눈을 떠보니
이불도 아닌 것이
내 얼굴을 덮고 있었다.
이건모야? 싶어 만져보니
베개도 쿠션도 아닌데
네모난 것이 딱딱한 것이 느껴진다.
허걱~!
침대헤드가
내 머리에 떨어진 것이다.
을매나 세게 박았으며
얼굴이 다 화끈화끈 거린다.
아무래도 침대 헤드를 없앤
무헤드 침대로 바꿔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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