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77: 금핀 은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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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갑자기 난 어딘가로 순간이동을 했다.
난 누구?
여긴? 어디?
하얀 연기가 점차 사라지면서
실체가 확연히 보였다.
어디서 많이 본 것이
내 삶의 반을 살았던
김포공항 앞 공항동 옛집이다.
왤케 반가운지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분홍빛 등꽃이 치렁치렁 달린 등나무가
아직도 푸른빛과 자줏빛의 중간색 어디쯤으로 보이는
오래된 대문에 기대어 서있다.
'나, 한가해...'
'어쩔TV?'
녹슬은 철문은 안에서
굳건하게 잠겨져 있었고
육떡진 아니 육중한 대문에서
하필이면 쪽빛의 우체통이
눈에 확. 끌린다.
'너 이리와봐!'
자기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새끼손가락부터 엄지손가락까지
하나씩 접었다 폈다 끼부리는 것이다.
"확! 그냥.
니가 와 이 000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뭐에 홀린듯 한 발 한 발 다가선다.
그리고 그 우체통이
세상세상 커다랗게 클로즈업된다.
나도 모르게
우편물을 확인하려고
우체통 문을 여는 순간
뙇!
황금빛이 발사됐다.
아니 발광했다.
악~ 눈부셔!
금핀과 은핀이 섞여 새집처럼 엉겨붙은
금은핀 집을 발견했다.
이거슨
금 나와라 뚝딱!
은나와라 뚝딱!
그런 것인가?
생각하면서
욕심쟁이 아니랄까봐?
물욕에
눈에 보이는대로
손에 잡히는대로
게중에 대여섯개를 집었는데
그 와중에 잠에서 팍. 깼다.
모야? 모야?
완전 김샜다.
이거슨 금도끼 은도끼 그런 꿈인가?
아니면 개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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