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320: 엉또폭포 쌍코피 터진날 비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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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장마철 아니랄까 봐?
쭈악 쭈악 쏟아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칼퇴근 하자마자
후다닥 내달렸다.
행여 누가 보면 똥이 마려운가?
할 정도록 아는 사람 싹 다 앞면무시하고 졸라 뛰었다.
"아니 왜?"
쉿~!
이건 비밀인데,
울 집에 꿀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무튼 제 때 맞춰 버스정류장에 뙇! 도착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282 버스가
쌩=3하니 출발했다.
"저기요~!"
"잠깐만~!'
우산덕에 뒤에 낙하산을 매달고 뛰듯
버스를 뒤쫒아 나름 헐레벌떡 뛰어본다.
버스 떠난 뒤에 손 흔드는 격으로
맘 떠난 그녀는
절대 네버 네이버 다음도
멈추거나 뒤돌아보지 않는다.
분명 버스 기사는
룸밀러와 백밀러로 나의 두 눈과 마주쳤건만
어림 한 푼어치도 없다는 듯
"흥~!"
담배연기 같은 까만 배기가스만 자욱하게 남긴
파란색 버스는
저 멀리 1점 투시도의 소실점이 되어 내달려간다.
좀 전까지 미친 듯이 하염없이 가스라이팅하던 비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위로하듯
이젠 보슬비가 되어 보슬보슬 내린다.
"에고~! 에고~!"
'지가 에고이스트야 뭐야?'
버스정류장 유리창 너머
뿌옇게 변한 그녀의 얼굴이 엿보인다.
너의 이름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유리창의 빗방울들은
이 모양 저 모양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나의 마음을 아프게도 하고 설레게도 했던
그녀가 떠오른 어스프름 한 오후 5시이다.
이후 꽉. 막힌 체증처럼 더부룩함이
원투스트레이트에 이어 어퍼컷을 맞고
쌍코피 팡~! 터트린 엉또폭포! 의 시원한 물줄기에
씻겨 내려간다.
"오~ 주여!"
"뭐라고?"
"저 임신 5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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