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사랑하며 #2: 인왕산(Inwangsan) 성곽길을 걷고
.
.
언어의 온도는
영하 18도에
체감 온도는
영하 24도란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다.
허걱~6-.-;
굉~장히 나가기가 싫어지네요.ㅜ.ㅜ
단편적으로 제주도는 비행기 운항이 전부 금지되었고
전 지구적으로 북극 한파가 몰아쳐
동생이 살고 있는 미쿡 워싱턴 DC에는
미친 눈이 1미터 이상 내렸고
펜팔 친구가 살고 있는 야리꾸리한 일본은
영하 40도랍니다.
헐~!
우리 집 꼬맹이들이
방금 뉴스에 나온 걸
앵무새처럼 재잘재잘 반복하는데,
지딴엔 아빠가 걱정되서인지
놀리고 싶은 건지
지방 방송은 꺼질 생각을 안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열적인 빨간색 발열내의를 입고
폴라티에 목도리까지 하고
네파(NEPA) 등산모자·네파(NEPA) 아웃도어·네파(NEPA) 등산화를 신은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는
홍제동에서 서대문 독립공원으로
부랄 두 쪽에서 쌩=3 소리 나게
후다닥 달려 나갔습니다.
서울 성인태권도장청춘태권도장 ArirangTKD 남자 태권도 횐님
장관횽은 때 맞추어
독립문역에 쓱. 등장했고
방금 싹. 도착한
물이 좋아 산이 좋아 욕심 없는 남자 검은띠 산타는아저띠와
독립문 현대아파트 사이를 조심스럽게 슬쩍 지나
새로 조성된 인왕산 옛 성곽길로
쏙.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제법 아주 정말 쌀쌀한 날씨라는 걸
숨을 쉴 적마다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캡사이신을 먹은 듯 코끝이 음~청 매운데
콧물이 줄~줄~ 흘려
훌쩍거리는 횟수가 점점 잦아졌습니다.
좀 걸으니 자체 발열로 인해
추위는 느낄 수 없었다.
라면 개뻥이고
오르막길 경사가 급해질수록
숨이 턱끝까지 턱. 턱. 차 올랐지 말입니다.ㅎ
어쨌거나 저쨌거나
왕년에 호랭이가 살았다는 범바위를 지나
인왕산 정상으로 오르는 철제 계단 위를 지날 때는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는
태풍 같은 바람이 불어
어찌나 저쩌나 몸이 휘청거리는지
아슬아슬하고 묘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나처럼 심약한 넘들은
빤스에 오줌 지리기 딱! 좋은 계단 위 바람입니다. ㅎ
그런데, 오늘 춥긴 겁나 추운가 봅니다.
차능선 바위를 지날 적엔
다른 날에 비해 사람들의 왕래가
아주·진짜·매우·완존히·전혀·Vㅔ리 없어 무서웠습니다.
맘 놓고 동영상 촬영도 하고
침도 찍. 찍. 뱉었습니다.
왕년에 내가내가 좀 놀았거든요.^^
그러거나 말거나
홍지문 방향으로 내려가는
인왕산 능선길을 걸을 적에는
어딘가에 꽁. 꽁. 숨어 있던 폭풍 비스끄무리한 바람이
산적처럼~ 짠! 하고 나타나
코끝이 딸기코가 되게 올려치기를 했고
그 바람에
아마 모르긴 몰라도
콧물이 한 주먹이나 흘러내렸다는
전설 따라 삼만리 같은 설이 있습니다.
또한 귀싸대기를 어찌나 얼얼하게 처맞았는지
귀때기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간신히 상명대 방향으로 내려와
홍지문을 지나
홍제천 따라 삼만리가 아니라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며
홍제동으로 향하면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뭐 먹을까? 있나 들쑤셔보았는데,
저 멀리 홍제역이 보이자 안심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춥다고 따뜻한 물을 자꾸 마셨더니
오줌 마려워 뒈지는줄 알았거든요.ㅎ
올만에 만난 김에
맛있는 거나 같이 먹자고 말 나온 김에
홍제동 꼬기 집에서
말고기는 아니고 돼지 한 마리를 먹고
오후 5시쯤 각자 자기만의 볼 일? 보려
궈~궈~ 했네요.
여기서 볼 일은 그 볼 일이 절대 아니랍니다.
나만의 그녀를 만나려 간 그러니까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야 하는 그 볼 일!!! 이랍니다. ㅎ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의 지출은
괴기 값으로 삼만 원이나 지출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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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양도성 인왕산구간 4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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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양도성 인왕산구간4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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