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나 혼자 걷자 동네 한바퀴(연희동) 걷기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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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21년 9월 6일(월)~9월 26일(일) 까지 총 4회 완보해야함
코스: 연희동(사러가마트)-궁동근린공원-안산자연공원-홍제천-홍제천(사천교)
거리: 4.5km 약 1시간 30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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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 혼자 걷자 동네 한 바퀴(연희동) 챌린지에 도오~~~전!
하기 앞서 일기예보를 보니
오전은 쌀쌀하다고 하는데 그럼
오후는 보리보리 하려나?
먹빛으로 물든 9월 하늘엔
손톱 끄트머리가 잘린 듯
발라당 드러누워 버린 그믐달이
구름 사이로 들락날락했다.
"뭘 봐?"
"아, 미안. 넘 이뻐서..."
"파파파"
"솔솔솔"
"시시시"
"도도도"
자기 음역대에서
화음을 켜켜이 쌓아 올리는 풀벌레들 소리가
하나 둘 셋 넷... 모여 모여
합창을 하니 오케스트라 연주가 따로읍다.
가을바람이 시원해 홍제천을 걷기에 딱. 좋다.
입으로만 나불거리며
실천은 쥐꼬리만큼도 안 하면서
바닥에 나뒹구는 엄중한 낙엽을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을 피부로 느낀다.
"아, 담배냄새..."
어느 몰지각한 노인네가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흡연을 하려면 앉아서 피던지.
걸으면서 담배를 피우면 뒤따르는 사람은 어쩔?
길빵이나 안 하면 천만다행이라고
감지덕지해야 하나 싶다.
아무튼 가좌역에서부터는 연희동으로 15분 정도 걷는다.
강북 연세 요양병원쯤에서
GPS에 의하면 좌측방향이라 그쪽으로 가는데
이쪽에서 궁동산을 가 보긴 첨이라
잘 찾아갈지 의아스럽다.
4차선 도로가 보이고
하나은행과 편의점이 보이자
그제야 여기가 어딘 줄 알 것 같다.
서대문구에서 20년 이상 살면서
신촌, 연희동, 홍제동, 홍은동, 무악동을 에둘러
크게 서대문구를 도는 짓을 열댓 번 해봤다고
연희동에서 홍제동으로 가는 4차선 도로가
눈에 익숙한 게다.
연희동에서 궁동산 둘레길로 가는 방향은
조명이 거의 없어 겁나 두렵게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 인지
세상 세상 깜깜하다.
나 같은 쫄보는 오지고 지린다.
궁동산으로 들어서자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
키가 남산만큼 큰지
얼굴에만 사정없이 걸리는 거미줄로 보아
머리 자체가 파리채로 손색읍따. ㅠ.ㅠ
거기에다가 하나 더
내 눈앞으로 뛰어든 정체불명의 벌레가
누가 누가 더 돌대가리인지 센지
박치기를 다했다.
띠~용!
나야 뭐?
너어~~~무 아프다.ㅠ.ㅠ
"아오띠~!
이 색히 완전 돌대가리다."
이 색히 잡히면 죽었어!라고
주위를 살펴보지만
이미 어둠 속에 숨은 놈을
찾을 길이 없고 턱도 없다.
눈에 불을 켜고 둘러보니
발목을 잡아채 넘어지길 바라는 잡풀 때문인지
현기증으로 머리가 어지러운지
나뭇가지 지들끼리 겹쳐진 채 흔들리며
이 가는 소리가 시끌벅적한 게
요절복통 일망타진이 따로읍다.ㅎ






2.
오늘도 홍제천 가좌역까지 걸어가
연희동(사러가 마트)-궁동 근린공원-안산 자연공원-홍제천-홍제동으로
걸어갔다가 걸어올 것이다.
비가 내리는 깜깜한 어둠 속
서울청 유실물보관센터에서 궁동산 방향으로
GPS를 보며 걷다
움푹 패인 도로 고인물에 발이 빠져
신발이 축축하게 젖었다.
걸을 때마다
신발과 양말 사이 물기 때문에
발바닥이 축축해 찝찝하다.
CU 편의점을 가운데 두고
왼쪽 길로 가야하는데
어쩐일인지 귀신에 홀려
하필이면 오른쪽 길로 갔다.
"이상하다 그치?"
궁동 근린공원을 찾지 못해
연희동 골목길 구석구석을
왔다리 갔다리 10여분째 하고 있는데
땅에서 불쑥 솟아났는지
하늘에서 뚝. 떨어졌는지
하얀 머리를 쪽진 할매 한분이
눈앞에 뙇! 나타났다.
"아오띠~깜딱이야!"
심장이 쫄깃했다.
분명 골목에 아무도 없었는데 희한하다.
흰머리를 쪽진 할머니는
주름진 ET 손가락으로
내가 쓰고 있는 검은 우산을 가리킨다.
"비 안 오는데...
헤. 헤. 헤."
"아, 네...
안녕하세요?"
흰머리를 쪽진 할머니가
뭐가 그리 좋은지 방실방실 거리며
고개를 주억거린다.
"혹시 궁동 근린공원으로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죠?"
"비 안 오는데...
헤. 헤. 헤."
눈이 내린 듯 하얀 머리 노친네가
귀신은 분명 아니고 치매노인네인가? 싶다.
더 말해봐야 나만 바보고
뻔할 뻔자인지라
얼른 자리를 떠나겠다 싶다.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비 안 오는데...
헤. 헤. 헤."
서둘러 인사를 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CU 편의점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미쳤지. 미쳤지.
내가 왜 오른쪽으로 갔을까나?"
이번엔 어둠이 잠식한 왼쪽 골목길 안쪽 깊숙이
더듬더듬 거리며 걸어 들어갔다.
기분 탓인지 귀신이 나올 듯한
궁동산 궁동 근린공원 입구를 보니 으스스하다.
사타구니 사이 새까만 털처럼 무성한 덤불 사이로
궁동산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얼핏 보인다.
"어제도 이랬나?"
싶을 정도록 괴이하다.
비에 젖은 흙길이 너무나 미끄러워
발이 쭉. 쭉. 밀린다.
행여 넘어질까 봐?
치마폭이 좁은 듯 조심조심 아장아장 걸으니
"하아... 이래서 어느 세월에 갈까?"
싶기도 하지만
거북이가 토끼와의 경주에서 끝내 이긴 거를 교훈 삼아
이렇게라도 걷는 게 어디냐 싶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도깨비 불인지 몰라도
불빛이 천천히 움직인다.
소오~~~름!
긴장이 되는지 온 몸에 털들이 쭈빗선다.
"이야~~~옹!"
"하아... 고양이였군."
고양이라고 생각하니 안도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고양이의 눈이 유난히 빛나 보인다.
어둠이 농밀하게 내려앉은 자리에
가로등 하나 켜져 있질 않았지만
방금 가슴이 철렁할 정도록 놀란 일을 겪은 후라서 그런지
제법 어둠에 익숙해진 시신경 덕분인지 몰라도
형체만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실루엣만으로도
대충대충 알 맞게 가는 거 같다.
비가 와서 엉망진창인 궁동산길을 걸을 때마다
신발에 황토 뻘이 조금씩 달라붙다 못해
금세 바야바 발이 되어버렸다.
발목에 무게 주머니를 달고 걷듯
진흙들이 죄다 달라붙어
발을 옥죄는지 꽤 무겁다.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빙산의 일각처럼 흙속에 파묻혀
마빡만 슬쩍 보이는 화강암에
발밑 창을 슥슥 문질러 진흙을 떨구자
신발이 여간 가벼운 게 아니라
마음마저 홀가분하다.
기다렸다는 듯 일발 장전한 풀벌레들이
발성장애로 목이 쉬고 잠기는 건지
가래가 들끓듯 걸걸거리다 못해
팔팔 끓는 주전자처럼 부글부글 거린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는지
좀 전까지 명도 8~9 레벨의 어둠이었는데
지금은 명도 5~6 레벨의 잿빛이 보슬보슬 내린다.
"구구~ 어헛!"
"뭔 소리지?"
"부부~ 어헛!"
출신이 양반댁 비둘기인지
산비둘기의 울음소리가 점잖다.
보이진 않지만 걸음걸이도 8자일 것이다.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맞다고 봅니다!"
어제에 이어 연이틀째
'나혼자걷자 동네한바퀴' 탐방으로
홍제천-연희동-궁동근린공원-안산도시자연공원까지 오자
어둠이 보슬비에 씻겨내리는 워싱 작업으로
조금씩 초록색들이 눈에 들어온다.
끝으로
서대문구에 20여 년을 살면서조차
관심 1도 없던 동네 구석구석을
서대문구 구청과 보건소 관계자들의
좋은 취지의 챌린지 덕분에
다이어트를 위한 걷기를 하면서
어렸을 적 동네 친구들과 뛰어다니면서
놀던 추억을 소환시켜주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4일 내내
깜깜한 어둠 속을 걸었다.
물론 무섭고 조금은 귀찮았지만
걷기챌린지가 아니었다면
살면서 울 동네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아보기나 했을까 싶다.
이 기회에 조금이라도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한 발 한 발 찾아 걷게 되었고
구석구석 알게 되어
조금일지라도 애정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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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걷자, 동네 한 바퀴' 동네 걷고,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받자(연희동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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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걷자, 동네 한 바퀴" 동네 걷고,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받자(연희동 편)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일상에 건강 활력을 불러 넣고 지역경제도 살리고자, 비대면 걷기캠페인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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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궁동근린공원(Gung-dong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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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도시자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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