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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137: 제주 서귀포 물영아리(Muryeong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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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늑대소년'에서 순자와 동네 꼬마 친구들이 
철수와 함께 야구를 하며 놀던 장면은 
제주도 남원읍에 자리한 물영아리오름 앞 초지에서 촬영되었다. 

푸른 초지 뒤로 빽빽하게 둘러선 삼나무 숲이 있고
봉긋하게 솟아오른 곳이 물영아리 오름으로
정상부에 형성된 분화구에 물이 고여 
람사르 습지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생태 보전 지역이다

그런 물영아리에는 근 10년 만에 오는 듯하다.

예전에는 봄에 왔었는데 
오늘로 2번째 방문은 
가을에 오게 되었다.

그때의 기억과 흥분이 오버랩이 되었고
크게 변한 것 없이 봄과 가을의 색이 달라져 보였다.

물영아리로 오르는 계단길은 
여전히 우거진 숲 사이로 
햇볕이 간간이 스며들지만 그늘이져 시원하다.

계단길 중간 첫번째 벤치는 
중년의 커플이 담소를 나누고 있어 
숨이 차고 땀이 나지만 
앉을 생각을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

그들을 지나 나무계단을 한참 오르다 보니

'살면서 잊어버린 소중한 기억들이 
모처럼 너를 만나 다시 살아나는 날 
가슴에 마르지 않을 마중물이 오르리'라는 
김양기의 글이 두번째 벤치에 떠억하니 
흰눈 쌓인 사진에 박혀있다.

언제 왔는지 모르지만 중년의 커플이 
하하호호 거리며 앉아있다.

'인기척도 없이 언제 왔데? 긁적긁적'

쉬지 않고 계속 나무계단 길을 오르자
세 번째 벤치에도 아까 그 중년의 남녀 커플이 앉아있다.

'희한하네? 언제 나를 앞질러 갔지?
이상하네 그치?'

설마 똑같은 사람이겠어?
옷을 비슷하게 입은 시람일꼬얌!
필연을 가정한 우연 같은 이 설정을 인정하기 싫어 
나름 논리적인 타당성을 부여한다.

물영아리 하면 습지라서
습지를 보려 계단 아래로 내려가 보았으나 
비 안 온 지 1달이 넘어 물이 1도 읍따.ㅠ.ㅠ

내려온만큼 다시 올라가려니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는 기분
무튼 능선길 따라 쭈~욱 걸어본다.

능선길에서 나무의 팔꿈치가 직각인 나무를 보니 신박하다.
근데 아까 그 중년의 커플을 또 만난다.

우와 제넨 축지법을 쓰나? 
분명 내가 앞질러갔는데 오또케 계속 내 앞에 가고 있지?

물영아리 전망대에 올라 오름 뷰를 보니
건너편이 대한항공 이착륙 연습장인지 
경 뱅기가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호다닥 가로행으로 지나간다.

중년의 커플이 오는 소리가 들려
선두를 뺏기기 싫은 마음에 후다닥 뛰다시피 걸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물영아리 능선길을
소나무숲길을 끝으로 물영아리 산책길을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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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영아리(Muryeongari)

제주살이 #137: 제주 서귀포 물영아리(Muryeongari)

물영아리(Muryeongari)
제주살이 #137: 제주 서귀포 물영아리(Muryeongari)
물영아리(Muryeongari)
제주살이 #137: 제주 서귀포 물영아리(Muryeongari)
물영아리(Muryeongari)
제주살이 #137: 제주 서귀포 물영아리(Muryeongari)
물영아리(Muryeongari)
제주살이 #137: 제주 서귀포 물영아리(Muryeongari)


물영아리(Muryeongari)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산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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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영아리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산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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