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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141: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제주바다 멍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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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보니 요즘 들어 부쩍 수척해 보인다.

얼굴에 난 주근깨를 털어내기 위해 
세안을 깨끗이 어푸~! 어푸~! 해본다.

오늘의 할 일은 김장인데,
어제 며칠 전 주문한 김장용 절인 배추를 
제주 토평동 '하나로마트 서귀포농협'에서 찾아와
진즉 물을 빼놓은 배추를 가지고 
오전엔 김장 김치를 다 해야 했다.

물론 전날 
파, 갓, 미나리, 무를 잘 씻어서 
한 놈도 남김없이 
모두 다 적당한 길이로 
토막토막 잘라 놓았다.

"니들 다 죽었어!"

절인 배추속에 들어갈 재료로는
육수와 고춧가루 마늘, 까나리액젓, 사과, 배가 삼삼하게 들어간 양념을 준비했다.

절인 배추 속에 빨간 양념을
요기조기 촵. 촵. 촵. 집어넣고 
배추 얼굴을 요렇게 저렇게 쓱. 싹. 쏙. 문질러 
김치 통속에 탑 쌓듯 차곡차곡 넣으면 된다. 

김장 김치로 6통을 하고 나니 
헐~! 반나절이 지났다.

오늘도 너어~~~무 수고했으니
오후엔 벙커 하우스에 가서 
아이스커피를 먹으며 
바다 뷰를 감상한다.

'나, 좀 믓짐!'

날이 갑자기 더워져서인지 법환바닷가에는 
군데군데 유채꽃이 노랗게 노랗게 피었다.

수상한 낚싯배가 지나가는 법환 바다 파란 하늘에는
수상한 구름이 수상하게 떠 있다.

그걸 바라보는 나도 수상하게 느껴진다.

푸른 바다 위 흰구름은 
아까부터 절대 안 움직이는 게
지가 무슨 붙박이 장인 줄 안다.

이번엔 바다 뷰 반대방향 
한라산 뷰 방향을 쳐다보자
두툼한 솜이불 같은 흰구름이 
숄드 헤드 숄드 모양의 한라산 어깨를 
잔뜩 짓누르고 있다.

그게 뭐라고?
훈장도 아닌 것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다시 바다 뷰 방향을 쳐다보자
갈매기들은 하나같이
바람을 등지고 서있지 않고 
바람이 부는 방향을 쳐다본다.

"저러고 서 있으면 
바람 때문에 
먼지가 들어가 
눈 아프지 않나?"

뭐가 그리 신나는지 춤추는 녀석들이 있다.

게 중에 얼굴이 잘생긴 놈은 
춤도 얼굴로 밀어붙이는지 
조신하게 추는데 비해 
엉덩이가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놈들은 
엉덩이를 뒤로 쭈욱 내빼고 
방뎅이 춤을 실룩실룩 추는데 
짱구가 따로읍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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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141: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제주바다 멍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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