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161: 콜드브루(Cold B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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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브루를 주문받아
유리잔에 투명한 아이스볼을 1개를 넣고
더치커피를 카페 규정상
1인 기준 50g을 섞어 나갔다.
딱. 봐도 세상 불평 불만이 가득찬 얼굴의 아줌마가
"아가띠 콜드블루를 이렇게 적게 주면 오또케?"
하아...
뭘 안다고 이러시지?싶다.
"아이스 스펜00는 물과 얼음에 섞어서 드리는데요."
"아가띠 내가 콜드브루를 매니아인데
다른 카페 가면 이거 보다 많이 줘요.
뭘 알고나 말해요."
"카페 규정이라 어쩔 수가 없네요."
"뭐 이렇게 융통성이 없어?
손님이 원하면 더 줘도 되는꼬얌!"
'지가 사장이야! 뭐야 모야!
카페가 지거야 지맘대로야!'
와 이거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진상이다.
딱. 봐도 세상 불평 불만이 가득찬 얼굴의 아줌마의
양볼따구 심술보가 축 늘어져보인다.
며칠 후
"언니 저 아줌마 먼저 왔던 콜드브루 그 여자같아."
"아, 그 개진상!"
먼저도 난리 난리 개난리를 쳤었는데
카운터로 걸어오는
딱. 봐도 세상 불평 불만이 가득찬 얼굴의 아줌띠의 얼굴을 보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콜드블루 한 잔 주세요!"
언제나 그러듯이 카페 규정에 따라 음료를 제공했다.
"아가띠, 콜드브루가 왤케 적어요!"
"카페 기준 정량이
원액이 1인 기준 50g이라
더 드릴 수가 없어요."
"콜드브루 정량이 중요한게 아니라
음료가 중요한거 아니예요."
벙쪄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 음료 받고 기분이 오또케 될 줄 모르는데
기분좋게 먹으려 왔으니 좀만 더 주세요!"
그럼 다들 뷰카페에 기분좋게 커피 마시려 오지
기분 나쁘게 먹으려 오는 사람도 있담?
먼저도 말꼬리잡고 늘어지고 달달볶여 봤기에
더 말하기가 귀찮아서
딱. 5g 더줬다.
"아, 고마워요."
고작 5g를 더 받아서 기분이 좋은지
말쌈에서 이겼다고 생각해서 기분이 좋은건지 모르지만
딴에 기분이 풀렸는지
득의만연한 미소를 띄우며
거들먹 거리며 바다뷰가 보이는 창가로 걸어간다.
저 멀리 왼쪽으로는 섶섬과 지귀도가
오른쪽으로는 범섬이 보이진 않지만
법환바다에 풍덩~! 빠져 둥둥 떠있는
새섬과 문섬이 보이는 창가다.
카페가 어느 정도 한가해진 틈을 타
딱. 봐도 세상 불평 불만이 가득찬 얼굴의 아줌띠가
앉아있던 자리를 쓱. 쳐다보니
언제 갔는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고 없다.
안내판에 씌여진 셀프반납 내용을 읽지도 않는가 보다.
넘들은 카운터 옆 빈잔과 티받침대 자리에 갈 때 반납하고 가는데
얌체처럼 치우지도 않고 그냥 갔다.
다른 손님들을 위해
그 자리에 덩그라니 남겨진 음료를 치우려 가보니
컵에 콜드브루 커피가 반이나 남아있다.
"다 먹지도 않을 거면서 왜 저러는 걸까?"
이를 지켜보던 잘 생긴 원빈 사진 옆에 옆에 옆에
벙커하우스에서 커피를 마시던
내가 내가 지켜보았던 콜드브루이야기다.
참고로 콜드브루(cold brew)는
차가운 물에서 추출한 커피를 영어로 표현한 것이니,
더치(Dutch)와 콜드브루(cold brew)는
서로 같은 커피를 지칭한다.
오랜 시간 차가운 물로 우려내면서 추출된 콜드브루는
쓴맛과 신맛이 덜하고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원두가 0.3~0.5mm 굵기의 크기가 좋은데,
원두두 입자가 고우면
잡맛과 쓴맛이 나서 맛과 풍미가 떨어지고
원두두 입자가 굵으면
물이 너무 빠르게 내려와 맛이 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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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바다뷰맛집 '벙커하우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막숙포로41번길 66 1층
https://www.instagram.com/bunker_house_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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