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10: 알바몬 알바하려 가는 길에
·
·
을매나 좋은지 싶어
알바몬 광고 모델
동일이 형과 박미경누님 소개로 알게 된 알바몬에서
알바 찾기를 해보았다.
마침내 스타일에 딱. 맞는 알바가 있어
'알바를 구하소서!'
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알바 지원을 했는데
덜컥 붙었다.
이렇게 쉽게 구해지면
안돼!
앙대!
안대!
대!
돼!
결국 됐다.ㅎ
그래서 알바몬 알바하려 가는 길에
제주도 호텔, 제주도 숙소, 제주도 숙박... 을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에서 검색 중
버스가 '척'하니 '착'하고 도착해
암 생각 없이 버스에 쓱. 올라탔다.
자리에 앉아 창밖을 멍 때리는데
매일 같은 버스를 타는 모르는 남자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버스 안의 나를 빤히 쓱. 쳐다본다.
'빙신! 너 족됐다.'
라고 싹. 말하는 듯하다.
그 순간 '아차차!' 싶다.
딴짓 하다가 엄한 버스를 탔다는 생각이
대퇴부를 냅다 걷어차고
4차선 경부고속도로처럼 척추를 타고 올라가
뇌리를 스치고 쏙. 지나간다.
아, 신발!
버스를 잘못 탔다는 걸 깨닫고
얼른 하차벨을 누르고
다음 정거장 동남서호 앞에서 버스가 멈추자마자
후다닥 내려 신시가지를 향해 달렸다.
신발, 645번 버스를 타는 바람에
대륜동주민센터 방향으로 해서 서귀포 시내로 갈뻔했잖아!
천지연폭포 방향으로 가는 642번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서귀포시중앙도서관-한국통신-서귀포우체국 서귀포시청 제2청사-서귀포경찰서-신시가지-고근산-서호북문-바가잣도-용천사입구-돗소-자연빌라-진진내-서홍동복지회관-...)
서귀포시청 2청사와 서귀포경찰서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신시가지 신서귀로를 따라 헐레벌떡 뛰어가 타려니
금방이라도 심장이 터질 듯 벌렁벌렁거린다.
서귀포국밥집 정류소를 지나 도미노 피자 앞 정류소까지
개거품을 물고 미친듯 뛰어가니
내가 타야할 642번 버스가 뙇! 도착했다.
어찌어찌하여 겨우겨우 642번 버스를 마침내 탔다.
동 시간대 같은 방향의 버스를 타던 모르는 남자는
나를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내가 내가 을매냐 멍청해 보였을까나 싶다.
헥. 헥.
두 번 다시는 이 짓을 못하리라.
5월 중순 아침인데
비에 맞은 듯 땀으로 흠뻑 다 젖어
등짝이 버스좌석 시트에 찰싹 달라붙는다.
알바몬 알바하려 가는 길에
제주도 호텔, 제주도 숙소, 제주도 숙박... 에서 알바하는 나는
아침부터 진이 다 빠져 기진맥진이다.
엄훠나 세상에나 하이에나!
·
·
'제주를 더 제주답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살이 #212: 전화 착신과 해제 방법 (28) | 2023.06.12 |
---|---|
제주살이 #211: 내돈내산 누수와 방수 (34) | 2023.06.09 |
제주살이 #209: 6월의 추천 노래 (63) | 2023.06.02 |
제주살이 #208: 알바나라 '알바 왜 이래?' (26) | 2023.05.31 |
제주살이 207: 이런~ 신발 나이키 신발 열렀네! (59) | 2023.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