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11: 내돈내산 누수와 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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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비가 주룩주룩
철길을 적시네!
새벽비가 주룩주룩
지붕을 적시네!
삑삑 삑삑 기적이 울리면
이제 정말 나는 갑니다.'
노래가사처럼 며칠 동안 비가 왔었다.
비만 오면 누수되는 곳이
걱정 걱정 임꺽정이라
작년에 누수가 되었던 곳이
혹시나는 혹시나군 호윽시 싶어
가게에 나와보았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누수가 되는 창가 천정을 만져보니
언발에 오줌 눈 듯 아니 기저귀에 오줌 눈 듯
축축하게 젖어있다.
역시나는 역시나군 여윽시
창가 천정에 세계지도를 그렸던 누수자리가
이번에 온 비로 축축하게 젖어있다고
임대인과 작년에 옥상 방수 작업을 했던
집수리 전문 박천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2년간 AS를 보장한다고
큰소리 뻥뻥 치던 집수리 전문 박천지에게 연락했더니
직접 쌩=3 달려와서 창가 천정을 만져보더니
뭐 이 정도면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하아...
내가 이 몸으로 직접 만져보니
천정이 젖어있는데 괜찮다 니뇨?
공신력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2년간 AS를 보장한다고 큰소리 뻥뻥 치는
집수리 전문 박천지가 괜찮다고 하니
뭐 옥상에 올라가 방수 작업을 하겠지 싶었다.
3일이 지나도 옥상 방문은 커녕
화장실 방문조차 가타부타 말이 없다.
2년간 AS를 보장한다고 큰소리 뻥뻥 치는
집수리 전문 박천지가
주고 간 명함의 전번으로 11자리를
꼭. 꼭. 눌러 전활 하니
겁나 일이 바쁜지 받을 생각이 없는지
시간차를 두고 몇 번을 전화해도 아예 받지도 않는다.
주고 간 명함의 주소를 네이버와 다음에서 확인해 보니
최근에 오픈을 했는지 로드맵에
2년간 AS를 보장한다고 큰소리 뻥뻥 치는
집수리 전문 박천지 업소 사진이 1도 없다.
아무래도 수상쩍어
아래층에서 집수리 전문 박천지의 와이프가
운영하는 가게에 찾아가 이 사실을 알렸다.
처음엔 손님인 줄 알고 반갑게 맞이했는데
물건을 사려온 게 아니라
다 큰 어른이 고작 누수가 되는 걸 고자질한다고 생각하는지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뿌루퉁한 얼굴로
더럽게 못났네!라고 혀를 찬다. ㅉㅉㅉ
남의사 비가 새든 말든 해가 뜨든 말든
아예 관심조차 없는 지루한 표정 뻔한 답변이다.
그 후 며칠이 또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2년간 AS를 보장한다고 큰소리 뻥뻥 치는
집수리 전문 박천지는 함흥차사
온다 간다 말도 없다.
"그래서 오또케 됐어?"
"뭘 어뜩해!"
남자가 한 입으로 두말하는 게 세상 세상 싫어
남자답게 자연스럽게 내가 내가
셀프 방수 작업을 하게 되었네요. ㅠ.,ㅠ
땡볕아래 옥상 난간에 설치된 펜스 파이프와 콘크리트 틈 사이를
미리 사두었던 방수스프레이로 2차에 걸쳐
쓱. 싹. 쏙. 법칙으로 척하니 착 도포했습니다.
이게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일단 물세는 놈이 방수 스프레이라도 뿌려 셀프방수를 해본다.
이것 같고는 큰 비 오면 택도 없이 느껴져
이단으로 붓칠용 방수제를 구입해
다시 도포해야겠다는 느낌 같은 느낌이 쓱. 드네요.
이웃님들 방수제 좋은 거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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