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52: 팔자좋은 북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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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찾아 올 때마다
사랑할 하루를 선물 받음에
요즘은 하루 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간다. 간다. 고귀한 인생.
막걸이 한 잔에 나는 간다가 아니라
오름에 간다. 끝.
소~~~오름!!!
비록 이른 아침은 아니지만
오전 9시에 같이 출발하는 횐님들 잠깨라고
1+1 하나 더 하는 커피를 사서 가는데
새00님은 디카페인만 드신다고 한다.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게 아니라 패쑤~!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편의점 음료로 뭘 먹을 수 있냐고 예의상 물어보니
"망고쥬스?" 라고 웃길래
"아, 진짜요?"
"응, 아니야."
농담이란다.
그게 맘에 걸렸는지
뭐 먹을 수 있나?
곰곰이 생각해본다더니
하루야채는 먹어도 된다고
특별히 너만 알고 있으라고
속닥속닥 귓속말을 해준다.ㅎ
'아, 까탈쟁이'
뭐 이리 가리는 게 많은지 모르겠다.
무튼 새00님은 건강한 삶을 우선시 하는 사람이라
건강을 생각하면서 음식을 먹는거 같다.
사실 지인이 사장으로 있는
서귀포 신시가지 00편의점을 앞을 지나면서
모른척 하기도 그렇고 그래서
가끔씩 음료를 팔아주려고
그동안 1플러스 1을 선호했다.
하지만 다음엔 새00님을 위해서라도
하루야채를 꼭. 사야긋다.ㅎ
어쨌거나 저쨌거나 오늘 갈 곳이 어디인가 하면?
그곳은 바로바로 부~~욱 오름!
북오름?
음, 책이 오름에 간다는 건지?
책에 오른다는 건지
알쏭달쏭하다.
서귀포 대륜동 사무소에서 출발해
구좌읍 덕천리에 있는 북오름에 도착했다.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한 김띠 아저띠가 하나 알려주는데
같은 이름의 북오름이 안덕에도 하나 있다.
고맙지? 신기하지?
"북오름을
척 보면 앱니다."
"뭐가요?"
"북오름 아래가 남오름이고
오른쪽이 동오름이고
서쪽이 서오름이란 걸"
하아...
다들 산타는아저띠 김띠아저띠 아재개그에
할 말을 잃어 퍽이나 잼없어 한다.
그런 나의 퍽퍽한 삶에
늘 그러듯이 여주의 부재로 재미가 없거든.
그래서 그럴거야!
제주를 탐험하는 사람들,
제탐사 동호회 모임에 참가한 후
오름 탐방에 처음으로 7명이 모였다.
북오름을 팔자 좋은 길이라고 하는데
함 걸어보면 알긋지?
늘 그러듯이 하샘이 앞장서서 길을 잘 닦아놓고
식물들 이름을 하나씩 알려준다.
잎이 울어서 주름조개풀,
빨간 열매는 가막수,
초록에 둥근 거는 삼나무 열매,
연보라색 작은 꽃은 쥐꼬리망초,
열매가 많은 백만금보다 수가 적으면 천냥금,
빨간 열매 꾸지뽕,
거시기한 것처럼 쭈글쭈글한 게 오래된 으름,
주홍열매 천남성은 아줌띠들이
을매나 먹여야 남의 편 남편이 죽을까라고 꼭. 물어본단다.ㅎ
화분에 키울 정도록 아담한 크기의 제피나무는
만져보니 향기가 좋네.
오늘도 많은 식물 이름들을 듣게 되었지만
이 중에 하나라도 외우게 되면 천만다행이다 싶다.
식물 공부를 하면서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안돼
금방 북오름 정상에 오자
아, 진짜?
싶을 정도록 너무 쉽게 단순하게 왔다고
다들 실망이 컸다.
어딜 가도 억새천지인 제주에서
억새 하나 안 보이는 오름은 첨이었다.
실망을 뒤로한 채 하산 길엔
햇살이 좋아 일부러 양지바른 길을 걷게 된다.
따뜻한 온도, 적당한 눈부심, 바스락 거리며 밟히는 낙엽들...
가을남자 추남은 그렇게 가을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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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북오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덕천리 산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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