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324: 눈으로 먹는 빛 좋은 개살구같은 뱀 가죽벨트
·
·
한가로이 점심 식사를 하고
여유롭게 보이고 싶어
서귀포 법환동 동네 산책을
쉬엄쉬엄 하는데
곰보투성이의 바위에
내 혁띠.
즉, 가죽벨트와
똑디 닯은 허리띠 하나가
널부려져 있다.
"설마 내 허리띠?"
고개 숙여 바지춤을 보자
바지엔 분명 나의 보물 28호
뱀 가죽벨트가 척하니 착하고
멋드러지게 휘감겨있다.
"응, 그럼 저건 뭐지?"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야...라는 그것!
전생에 영국 그것도 런던에서
오래오래 동안 살던 배암띠는
평생 음지에서 살다보니
오늘같은 날은
날이 좋아서 날이 적당해서 햇살이 그리워
홀딱 벗고 기분좋게 썬탠 중이었다.
우선 사진 한 방 박고
네이버 말고 다음
동영상을 찍으려는 그 순간에
한 아줌띠가
"까~아악!"
냅다 소리를 내질렸다.
전생에 영국 그것도 런던에서
오래오래 동안 살던 배암띠가
살며 사랑하며 세상 세상 조온~나 놀랬는지
빤스런을 다했다.
허리 숙여
"쏘리 쏘리~!"
펑~! 하고 나타났다가
펑하고 순식간에 사라진 신령님처럼
흔적도 없이 바위 틈사이로 쏙. 사라진 뱀님의
디테일한 흔적을 남길 수가 없어
갠 적으로 마이 안타깝다.
그나마 배암의 것으로 보이는
엄지손가락 손톱보다 작아 보이는
분홍색 하트모양 팬티만
홀로 덩그러니 남아있다.
빤스로 보이는 이건뭐지? 싶어 바싹 고개를
바위에 다가선 바로 그때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귀신에 홀린듯 사라진 팬티
착각인지? 착시인지?
정체불명 행방불명의 순간을 마주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여기가 배암 집터인데
지나가는 객들이 난리부르스인지라
겁나 떨떠름했겠다 싶다.
·
·
뱀(snake)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9b1049b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00468&cid=40942&categoryId=32590
'제주를 더 제주답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살이 326: 맨발의 청춘 청개구리 (21) | 2024.07.28 |
---|---|
제주살이 325: 제주 서귀포 짬뽕맛집 올레차이나타운 (23) | 2024.07.27 |
제주살이 323: 테디베어의 제주여행(Teddy Bear's Jeju Trip) (24) | 2024.07.20 |
제주살이 322: 제주고기맛집 정오어멍네집 (20) | 2024.07.16 |
제주살이 321: 구름인지 안개인지 알쏭달쏭하다 (31) | 2024.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