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사랑하며 #15: 남동생(Brother)과 인왕산(仁旺山, Inwangsan)에 올라갔지 올라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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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아니 아니 새벽 6시에
천조국(千兆國) 즉, 미쿡 워싱톤(Washington)에나 살고 있을
남동생(Brother)으로부터
급한 일이 있는지
긴급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 왔다!
얼른 받아라!
전화 왔다!"
마치 빨리 일어나야 된다고
내게 얘기하는 알람 소리처럼 느껴져
지금 이 전화를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게 된다.
이 이른 시간에 행여 안 좋은 소식일까?
걱정 섞인 감정으로
꾹진이의 혀짧은 목소리로
못이기는 척 전화를 쓱. 받았습니다.
"여. 여. 여보세요!"
다행히도 건강하고 밝은 목소리로
남동생이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 호텔에 와 있는데
오늘 아침에 북한산(北漢山, Bukhansan)에 가려고 한단다.
같이 동행할 수 있냐고? 물어봐서
출근해야 해서
그 시간에는 안 된다고 끊었는데,
생각해보니 보통 하루 전
즉, 금요일, 토요일 예약이
3시간 단위로 4명은
기본으로 예약이 되는데
어쩐 일인지 토요일인 오늘은
오후에 딸랑 한 명 밖에 예약이 없어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
내가내가 굳이 자리에 없어도 되겠다 싶어
이번엔 내가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북한산 코스보다는
인왕산(仁旺山, Inwangsan) + 안산(鞍山, Ansan)이
요즘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히게
아주·정말 좋다고 같이 가기로 살살 꼬드겼습니다.
그래서 집 앞에서 보기로 하니
차를 갔고 나가야 되는데
주차 문제가 있어
서대문 독립공원(西大門獨立公園) 주차장에서
오전 9시에 만나서
인왕산 성곽길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독립문에 갔더니
키가 더 컸는지 미쿡에 갈 때보다 더 커 보이는
나오 똑디 닮은 남동생이 서 있는데
거울 앞에 서 있는 느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헤이, 브라더~!"
"어, 형!"
댕민국 사람은 영어를 하고
미쿡 사람은 한국말을 하니
누가 보면 웃기고 자빠졌다 하겠다 싶어요.
네파(NEPA) 등산모자에서 네파(NEPA) 아웃도어에 네파(NEPA) 등산화를 신은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가
인왕산 정상으로 오르는 돌계단에
노랗게 노랗게 불타오르는 민들레가
세상 세상 너무 이뻐
열심히 헛둘헛둘 퍼가요! 했는데,
인왕산 소나무 능선길에서 만난
진달래 역시 세상 세상
진분홍으로 피어올라
역시나는 역시나군 여윽시 너무 이뿌당!
서대문구 안산(Ansan)엔 벚꽃이 홀라당 다 졌는데,
인왕산(仁旺山, Inwangsan) 정상에는 아직도 벚꽃들이
새 봄을 보내기 아쉬운지
연분홍 흰 숨결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인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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