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걷고 사랑하며 #24-1~2: 북한산둘레길(Bukhansan Dulegil Trail) 10코스 내시묘역길(Naesimyoyeokgil) 불두화(佛頭花), 개팔자가 상팔자, 아까시꽃
·
·
1. 불두화(佛頭花)

북한산둘레길(Bukhansan Dulegil) 10코스 내시묘역길에
세 갈래의 잎을 가진
내 주먹 만한 곱슬머리 
불두화 꽃 한 송이가 피어있다.

하필이면 
머리·어깨·무릎·발·무릎까지 
K2 벙거지모자에서 

K2 아웃도어에 

K2 운동화를 신은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가 
흐느적흐느적 지나가는 길 앞에서

어지러움을 느끼는지 
갑자기·문득·돌연코·별안간 
픽! 쓰러져지길래

하아...

애도 조온~~나 잘 생긴 
내 낮짝을 보고 
뿅갔나 보다 싶다.

혹시나는 혹시나군 호윽시
나의 도움이 필요할까? 
1도 거짓말 안 보태고
순수한 마음으로
은밀하게·위대하게 은근슬쩍 다가갔습니다.

"어디 아프세요?"

어디가 아퍼서 쓰려졌나 싶어 물어봤을 뿐인데
제법 낮술에 일찌감시 취했는지
가운데 손가락을 
쓱. 펴기에
참말로 괘씸하더라고요. 

자기 딴에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주정을 부리고 있겠지만

"내 머리 커서 엄마 아팠어요!"라는 말에
실소를 머금고 

"댁이 어디세요?"라고 
내 딴에 선심으로 물었더니 

"가던 길이나 가!"라고 하길래

'옜다! 관심!!'

가던 길 북한산 둘레길 내시묘역길로
말없이 투덜투덜 걸어갔습니다. 

아~ 모른 척할 걸 괜히 아는 척해가지고.

개나리~ 십장생~ 시베리안허스키~ 스와로브스키~!

·
·
2. 개팔자상팔자

북한산둘레길(Bukhansan Dulegil) 10코스 내시묘역길에서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까지 
K2 등산모자에서 K2 아웃도어에 K2 등산화를 신은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가 
개님을 뙇! 보았을 때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개님이 운세가 좋은지
그늘을 찾아 앉아 있는 모습이 
왕이 부럽지 않소이다.

왜냐하면 끼니 때만 되면 
개놈 아니 개주인이 
1식 3찬은 아니더라도
1일 3번은 반드시
맛있고 먹음직스러운 개밥을 주니
개배부름 일 것이고 

평생 개집을 나가지 않으니 
개고생도 안 할 일도 없을 것이고

하루 종일 드러누워 
집 지키며 
지나가는 행인들 1, 2, 3, 4, 5...
이넘 저넘에게 
이래라 저래라 욕지거리 같은 개소리를 
맘대로 컹. 컹. 컹. 짖어대니 
속풀이용으로 이거만큼 좋을 게 어디있을까 싶다.

맞나?
이 얼마나 개 좋은가? 

응, 그래!
개 좋다.

·
·
3. 아까시나무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까지 
K2 등산모자에서 K2 아웃도어에 K2 등산화를 신은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가 
북한산둘레길(Bukhansan Dulegil) 10코스 내시묘역길을 
살방살방 걷고 있었다.

마침 가까이 옆에 옆에 옆에 
아까시꽃 향내 가득한
키 작은 아까시나무 
한그루가 뙇! 있었는데,

벌인지 등에인지 몰라도
척. 보기에도 묵직한 넘이 
하얀 아까시 꽃송이에 착. 올라타니 
그 넘의 덩치가 꽤나 무거웠는지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닥으로 나자빠진 어린 아까시나무

첨엔 어느 정도 일어서 보려고 
이리저리 발버둥 치더니만
뇨석의 드세고 거친 힘에 부치는지 
아니면 이내 체념을 했는지 
폭풍 전의 고요함처럼
주위가 조용해졌고

벌인지 등에인지 몰라도
척. 보기에도 묵직한 넘이
위·아래·위·아래로 움직인다.

찰나의 시간이 흐른 후
볼 발그레해진 흰색의 아까시나무는
파란 하늘 보고 발라당 드러누워
꿀물을 실실 흘리며
하늘하늘 웃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낯거리가 넘나 부끄러워!
부끄부끄

·
·
4. 첫걸음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까지 
K2 등산모자에서 K2 아웃도어에 K2 등산화를 신은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
오늘 아침의 첫 걸음은 
먼저 걸었던 북한산둘레길(Bukhansan Dulegil) 9구간 마실길에 이어 
북한산둘레길(Bukhansan Dulegil) 10코스 내시묘역길에서 
길을 걷는 첫 삽 아니 첫 발을 내밀었다.

에헴~!

아직 봄이라 그런지 온갖 꽃들이 만발해서 
참 이뻐 보이는 북한산 둘레길이다.

불두화인지 수국인지 잘 몰라도 
내 주먹만 한 꽃 한 송이가  
낮술을 먹어 일찌감시 취했는지 
내 머리 커서 엄마 아팠어요!라고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땅바닥까지 쓰러져 
헤롱헤롱 주정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여보세요? 댁이 어디세요?라고 물었더니 
가던 길이나 가시라고 
그래서 나님은 가던 길 
내시묘역길로 계속 걸어갔고

파꽃, 영산홍, 애기똥풀..
그리고 이름을 잘 모르는 수많은 
들꽃들을 보며 걷는 것도 즐겁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아까시꽃인지 라일락인지 
보라색의 큰 나무에서 
나는 향긋한 냄새가 너무 좋아 
가까이 가 보려고 하니 
갈 곳을 몰라 이리저리 들쑤시니
사방에서 하도 개가 짖어서 
꼭 가봐야 하나 싶었는데,
근처에 갈 수 있는 길이 없어 
굳이 길을 만들며 가기엔 
무단침입 같아 그냥 멀찌감시 
사진만 찍어봤는데,
워낙 멀리 있어서 뭔 꽃인지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마침 가까이에 작은 아카시아 나무가 있었는데,
벌인지 등에인지 묵직한 한 넘이 
아까씨아를 따먹으려고 올라타니 
그 넘의 무게가 꽤나 무거웠는지 
그 무게에 이기지 못하고 
바닥으로 기울어진 아까시꽃도
제법 기분이 좋아졌는지 
꿀물을 흘리며~
하늘하늘 웃고 있었습니다.

개님이 팔자가 좋아 
그늘을 찾아 앉아 있는 모습이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때 되면 주인이 개밥을 주니 
개 좋을 것이고 
집을 나가지 않으면 개고생도 안 할 테니
개 조으다! ㅎ

·
·

내시묘역길
북한산둘레길-내시묘역길
내시묘역길
북한산둘레길-내시묘역길 불두화
내시묘역길
북한산둘레길-내시묘역길
내시묘역길
북한산둘레길-내시묘역길 개팔자 상팔자
내시묘역길
북한산둘레길-내시묘역길 아까시꽃

 

북한산둘레길 내시묘역길
place.map.kakao.com/12544580?service=search_pc

 

북한산둘레길 내시묘역길10구간

서울 은평구 진관동

place.map.kakao.com

 


북한산둘레길 내시묘역길
www.knps.or.kr/portal/dulegil/bukhansan/course10.do

 

!북한산국립공원 북한산둘레길 | 국립공원공단

群居不倚 獨立不懼(군거불의 독립불구) 국내 최대의 내시묘역이 위치한 이 구간에서는 군신의 예를 목숨처럼 여기며 왕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던 내시들의 역할과 삶을 재발견 할 수 있습니다.

www.knps.or.kr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