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사랑하며 #28-1~2: 아까시꽃 향기 가득한 인왕산(仁旺山, Inwangsan) 꿀벌(HoneyBee), 노란벤치(Yellow Be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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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꿀벌(HoneyBee)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 삼거리에서
인왕산(仁旺山, Inwangsan) 환희사 방면으로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머리카락을 하얗게 하얗게 탈색을 한 것처럼
아카시아 나무 녹색잎 사이사이
하얀색의 포도송이 송이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채
은은한 향기를 퍼트린다.
멀리서 사람 형태의 실루엣이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미세한 움직임이 하도 수상해
뭘 하길래 저러냐? 싶다.
공기반 소리반 못지않은 양념 반 후라이드 반처럼
호기심반 궁금증반에
머리·어깨·무릎·발·무릎까지
네파(NEPA) 등산모자에서
네파(NEPA) 아웃도어에
네파(NEPA) 등산화를 신은
등린이 산린이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는
뭔가 싶어 근처에 가보았다.
넓은 공터에 누군가 양봉을 하는지
어마어마한 양의 벌집들이 있었다.
"웅~웅~"
갑자기 누군가 암구호를 묻길래
아무 생각 없이
"부~웅! 붕! 붕!"
이라고 대답했더니
보초서는 뇨석이 내 머리 위에서
더 이상 펜스에 근접하면
원샷 원킬하겠다고
아주 무시무시한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런다고 쫄면 남자가 아닌지라
대도무문, 남자는 직진이라고 앞으로 쓱. 걸어가는데
왼쪽 방향 머리 위에서 깔짝대서
오른쪽으로 가면
오른쪽 방향 머리 위에서
"너 죽을래? 앙?"
무력 겁박을 한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생각으로
"에이~ 더러워서 안 간다.
퉤! 퉤! 퉤!"
뒤로 뒤뚱뒤뚱 뒷걸음쳐서 물러나니
더 이상 따라오질 않는다.
"에휴~ 위병 근무와 경계 근무를 맡은
보초가 다 있네.
쩝~!"
그런데, 이넘의 암구호는 도대체 모야모야?
윙윙?
잉잉?
웅웅?
왕왕?
붕붕?
앙앙?
벌들의 언어는 너어~~~무 어렵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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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란벤치(Yellow Bench)
머리·어깨·무릎·발·무릎까지
네파(NEPA) 등산모자에서 네파(NEPA) 아웃도어에 네파(NEPA) 등산화를 신은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는
자기가 개구리 인양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 삼거리에서부터
폴짝폴짝 뛰어 와서
뜨거운 5월의 햇살이 내리쬐는
인왕산 나무계단을 투덜투덜 오르니
마침내 그거 하기 딱 좋은 자리를 찾았다.
오~홍!
그곳이 어디인가 하면?
바로바로 바로~~~오!
홍제원 아파트에서 환희사 앞 부근에
최근에 목조계단이 만들어졌는데,
한마디로 신삥이지.
무튼 여기로 천천히 올라가면
나무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은 개미마을로 가는 방향이고
오른쪽은 기차바위 쪽으로 가는 방향인데,
오른쪽에는 언놈이 얼마나 비벼대었는지
아니면 대낮부터 낮거리를 했는지
아랫도리가 발가 벗겨진 아까시나무의 민낯에
차마 눈 뜨고 쳐다보질 못하겠더라.
Shy Shy
부끄 부끄
무튼 인왕산(仁旺山, Inwangsan)
나무 옆 노오란 벤치(yellow_bench)가 참 조오타!
자, 이제부터 죽음이다.
아니 아니 득음이다.
나도 정말
전인권 횽님처럼 하고 싶다!
정말 노래 잘하고 싶다!
하앍! 하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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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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