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사랑하며 #139: 햇빛 쏟아지는 북한산(Bukhansan) 향로봉(Hyangnobong Peak)

걷고 사랑하며 #139: 햇빛 쏟아지는 북한산(Bukhansan) 향로봉(Hyangnobong P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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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동 파출소 앞에서 
구기동 방면 구기터널 지나가는 
버스 타고 가면 될 곳을
불광역에서 구기터널 방향으로 
대략 20분 정도를 졸래졸래 타박타박 걸으면 
구기터널이 뙇! 나온다.

터널은 사람이 지나갈 수 있게 
한쪽에 유리 칸막이 공사가 되어있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구기터널을 
50~100미터 정도 지나자마자 
삼거리인지 사거리인지 나오는데,
오른쪽 말고 왼쪽으로 
북한산 향로봉(Hyangnobong Peak)으로 오르는 길에는
떡볶이를 잘 먹을 것 같은 
어깨가 떡. 벌어진 대도무문의 길이 
떠억하니 1 있습니다.

이것은 진정 나님만 알고 있는 
시크릿 웨이 즉, 비밀의 문이죠!ㅎ

케이투(K2) 햇모자·
케이투(K2) 아웃도어·
케이투(K2) 워킹화를 신은
등린이·산린이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산타는아저띠
내가내가 
어느 정도 북한산을 오르다 보니 
여기가 거기 같고 거기가 여기 같아 
어디가 어디인지 대략 난감일쎄! ㅠ.ㅠ

분명 표지 안내판을 보고 오르는 길이지만 
갈림길이 워낙 많다 보니 
나님이 제대로 오르는 것인지 
술도 안 먹었는데, 헤롱헤롱 열매를 먹은 것처럼
알쏭달쏭 한 것이 엄청·무지·정말·베리 헷갈립니다.

반백년 가까이 살아왔는데도 불구하고 초행길인지라 
산에 많이 가 본듯한 사람 하나 물색해서 뒤쫓기로 
그래 결심했어~요! 

마침 山 전문가 다와 보이는 
제법 썩 괜찮아 보이는
아저띠가 내 앞을 성큼성큼 지나가길래 
냅다 뒤따라 가는데,
아~쿠려.. 이게 몬 냄새래? 
막걸리 냄새가 폴폴 진동을 합니다.

이 아저띠는 혹시 성룡 친구인가? 
아무래도 '취행' 전문이신 것 같아.. 

괜히 미심쩍어 쉴 겸 앉아서 기둘리다 
마침 썩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 있어 
얼른 다른 배로 갈아타고 한참 따라가는데, 
이번 아저띠는 오름길에는 힘에 부치는지 
탄력 받으려고 터보까지 사용하신다.

엄숙하고 준엄한 시간에 
한참 열중하여 걷고 있는데,
느닷없이·별안간·갑자기

"뿡~!"

정신이 아득해지고 멀미가 와서 
나무 그늘 아래 잠시 쉬는데,
나님과의 거리가 자그마치 
열 보 이상 벌리고 앞서 가길래 

길 잃을까 급히 아저띠 뒤를 따르면 
또 한 번 
"뿡~!"
하는 소리와 함께 
또다시 열 보 이상 넉넉하게 앞서 가신다.

아~ 놀라운 무림 절대신공이었습니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려고 
나름의 경공술을 발휘해서 애써보지만 
허공답보, 능공허도, 답설무흔..
인지 몰라도 엄청난 속도로 앞서 내뺍니다.

사실 바로 뒤를 쫒는더라도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고, 
어쨌든 길을 잘 모르니 앞서가는 
아저띠 따라가는 방법 말고는 
뾰족한 대책도 대안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공기반 소리반 
아니 돌반흙반인 곳을 지나 
향로봉과 비봉 사이의 능선에 오르자 
말할 수 없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짜릿짜릿! 찌릿찌릿!

먼저 오른 수많은 산행인들도 조차 
초보 산행인을 따뜻한 눈빛으로 반겨주는 것 같아 
넓은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원대한 꿈을 키워 봅니다.

어디 이제 슬슬 태극 1장이나 한번 해볼까나?

 

햇빛 쏟아지는 북한산(Bukhansan) 향로봉(Hyangnobong P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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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향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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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