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사랑하며 #160: 하얀 솜이불을 덮고 코이 자고 있는 홍제동 고은초 옆 고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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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지갑 때문인지
얼어붙은 경기 때문인지
올해는 포근할 거라는 기상청 예보와는 달리
춥긴 왜 이렇게 더럽게도 추운지 1도 모르겠다.
가 본 적 없지만 레알 북극에 유배 온 느낌입니다.
이거 실화냐?
오후 12시경이었나?
갑자기 하늘에서
라면 뽀사버린 듯 눈이 흩뿌려지길래~
싱숭생숭한 마음에
하늘에서 여자들이 내리는 게 아니라
새하얀 설레임(雪來淋) 아름다움이 내려옵니다.
오늘도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머리·어깨·무릎·발·무릎까지
노스페이스(NorthFace) 등산모자·
노스페이스(NorthFace) 아웃도어·
노스페이스(NorthFace) 등산화를 신은
산린이·등린이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는
도시의 이방인처럼~
눈 내린 홍제동 거리를 어슬렁어슬렁 배회합니다.
홍제동 고은산 놀이터에는
침 좀 뱉어본 남녀 중딩의
텃새들이 10명 정도 모여 있네요.
짐짓 모른 척 얘기들 옆으로 지나가려는데
지나는 발 앞으로 침을 찍. 찍. 내뿜습니다.
아 이런 열00가 다 있냐?
째려보았습니다.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그중에 꽤 오랫동안 집나와 보이는 꾀죄죄한 한 뇨석이
그만 신발 위에 엉덩이부터 들이밀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거시기도 아닌데 왜 이런 게
신발 위에 새똥처럼 떨어졌을까? 싶어
잠깐 멍~때렸습니다.
'아~놔.'
이 옵하가
예전엔 차암 무서븐 사람이었는데,
울화통이 터져 한마디 하려다가 참습니다.
사실 만사가 다 귀찮습니다.
어쩌다 어른 아니 아니 하얀 것이
신발 위로 굴러 떨어졌을 거라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가르침도 배울 넘이나 가르치고
배우지 싶어 훈계를 그만두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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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산(Goeunsan Mountain)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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