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사랑하며 #162 허허실실 허허벌판 상암동 하늘공원(Haneu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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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동에서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Haneul Park)에 오자
허허실실(虛虛實實) 허허벌판뿐인데
어쩌다 보니 외로운 늑대 한 마리가 등장했다.
좀 머찌게 등장하고 싶은
맴도 몰라주고
군기(軍紀) 잡는 영하의 날씨를 보여주는
보람찬 기운찬 차디찬
겨울의 가오 앞에
머리·어깨·무릎·발·무릎까지
아이더(Eider) 등산모자·
아이더(Eider) 아웃도어·
아이더(Eider) 등산화를 신은
산린이·등린이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는
사시나무 개 떨듯이 '후~ 덜. 덜. 덜.
온몸으로 떨어대고 있었나 봅니다.
'난, 정말 월래 원래 강원래
아무런 죄가 없다고..'
기도하듯 애타게 마음속으로 울부짖지만
간절히 바라고 원할수록
마치 '내 그럴 줄 알았다' 작심하듯이
찬바람은 머리통을 쥐어 잡고
더욱더 세차게 앞뒤로 흔들어댑니다.
이빨이 자동으로
따~다딱. 따~딱. 딱.
인정사정없이 마구마구 흔들리고
뻣뻣하게 움직이는 손 마디마디가
시린 게 뼛속까지 추위가 파고듭니다.
그럴수록 酒님이 댕기는 건 사실이고
쥐님도 이때다 싶은지
쓱~ 지나가네요.
옷을 얇게 입고 나온 게 실수인지
김태원띠처럼 수족냉증(手足冷症)이라 있는지?
손이 시려 꽁!
발이 시러워 꽁!
더는 참을 수 없어
아끼고 아끼던 주머니 속 땡. 땡. 손난로를
마침내 드디어 커밍쑨~ 개봉박두했네요!
말하는 대로
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끄~읕
잠시 후
애들과 상암동 눈썰매장에서
고작 두 시간 놀아준 게
나에게는 무슨 큰 일을 치른 듯
언제 봤다고 감기라는 늠이
온몸에 오한으로 덜컥 찾아와
내 목 구덩이를 잡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흔들어 대다가
바닥에 패대기를 쳐버려
머리에 피가 나네요!
에고고고~
'이건 아니쟎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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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Haneul Park)
서울 마포구 상암동 481-72
https://place.map.kakao.com/8128910?service=search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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