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사랑하며 #164: 샤갈의 눈내리는 마을, 서대문구 안산자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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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홍제천, 연희동, 홍은동, 홍제동
그 어느 곳에서도
이른 아침 출근길마다
하얀 눈들이 '호~호~' 내렸습니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처럼
포근한 함박눈이 내린 안산은
얼른 오라고 나님
머리·어깨·무릎·발·무릎까지
케이투(K2) 벙거지모자·
케이투(K2) 아웃도어·
케이투(K2) 운동화를 신은
산린이·등린이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를
살살 꼬드기며 부르길래
약에 취한 듯 꿈결처럼 몽롱한 상태로
홍제동 안산자락길에 정신없이 올랐고
걷다 보니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곳에
첫발을 내딛는 욕심을 느끼고 싶었다.
언넘이 먼저 새치기를 했는지
저 멀리 발자국을 총. 총. 남기며
앞서가도 한참을 앞서 가고 있네요!
술이 덜 깼는지 혼미한 정신에
부활의 슬픈 사슴이 보입니다.
백설기 같은 토끼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뛰어다니니
누군가 수군수군 거립니다.
"산토끼의 반대말은?"
"죽은 토끼"
"끼토산"
"들토끼"
"물토끼"
누가 묻지도 않은걸 나 홀로
중얼중얼거리게 됩니다.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맑고 맑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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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안산자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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