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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사랑하며 #158: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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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무리였던 게 
있는 척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에 
홍제동 인왕산 현대아파트에서  
인왕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 중에 
가장 빠르고 가장 가까운 최단코스로
직접 뛰어오르기로 맘먹었습니다.

"에휴! 그게 뭐라고?"

네파(NEPA) 캡모자·
네파(NEPA) 트레이닝복·
네파(NEPA) 운동화를 신은
등린이·산린이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는
자기가 무슨 바람의 파이터처럼
바위길 언덕을 뛰어넘어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셔~ 
뗏목을 타고 가다 뒤집어져서~ 
모타 뽀트 타고 가는데~에
모타 뽀트 기름 떨어져~~셔,
기냥 막 헤엄치면서! 셔! 셔! 셔셔셔셔셔.
넘고 넘어갔습니다.
 
"미친 거 아녀?"

그런데
신발 바닥이 맨질맨질한 것이 
하필이면 너어~~~무 미끄러워 
얼어붙은 바위에서 미끄러지길 수십 번 골백번 후
나중에서야 바윗길을 오르는 걸 포기했습니다.

눈 내려 얼어붙은 인왕산 바위길을 
나름 어떻게 어떻게 올라오긴 했는데 
어찌어찌 내려 가려하니 
군데군데 눈이 채 안 녹은 
아찔한 바윗덩어리들이 
뜨악~ 두려움 그 자체였습니다.

아~ 쉬밤! 
한번 미끄러질 때마다 
가슴이 철렁 아니 철퍼덕! 내려앉아 
바지에 오줌이라도 지리는 줄 알았습니다. 

천운인지 다행인지 나뭇가지들에 
긁히거나 찔리면서도 용케 살아서 잘 내려왔지만 
존심 상해 이대로는 그냥 하산을 할 수는 없다 싶어 
약수터 길로 우회해서 
다시 정상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인왕산현대아파트에서 환희사 오르는 길로 해서 
부암동 앤 삼청동 약수터 방면으로 가다 보면 
인왕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정말 정말 수월한 길이 하나 있긴 있습니다.

이렇게 쉬운 길이 있는데, 
무슨 바람이 불어 뺑뺑돌고 돌아
갑자기·별안간·돌연코 
눈 내린 바윗길을 도전했는지
ㅉㅉㅉ
당최 이해가 안 간다. 

아마도 내 몸 어딘가엔 
신기가 내려 
잠시 또라이 아니 아니 돌아이가 되었나 봅니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순간순간 아무 생각 없이 
그 길을 갔다는 게 
대체 왜 그랬을까? 

그런 생각으로 
인왕산 소나무 능선길을 오르다 보면 
2번 정도 동아줄이 있는데, 
호랭이는 절대 입장 사절입니다.

아마도 날짐승이 동아줄을 잡으면 
순식간에 썩어버려 금세 떨어질 것이기에

나처럼 마음이 아름답고 잘 생긴 사람만 
줄을 잡고 올라갈 수 있다는 것도 
나름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입니다.ㅎ

아까 생고생을 해서 그런지
누군가 수없이 지나간 길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인왕산 정상 근처에 오르자 
안도의 한숨이 어흥~ 나왔는데, 

때마침 어디서 불어왔는지 돌개바람이 
나님 뒤통수를 냅다 때리고 지나갑니다.

얌마! 올라오느라 수고했다! ㅠ.ㅠ

"아~ 식빵!" 

왕방울만 한 큰 두 눈에서 
눈물이
눈물이 
또르륵 또르륵 흘렸내렸습니다.

구시렁구시렁거리면서
어찌어찌하여 창의문 방면으로 내려오니 
길가마다 차가운 바람이 개떼들처럼 몰려다니며 
왈왈왈~ 달려들었습니다.

오를 적에 몸에 열이 나고 
바람이 나무와 언덕에 부딪쳐 잘 몰랐는데
어찌나 추운지 콧물이 
똑. 똑. 똑. 
코피처럼 떨어지네요. ㅠ.ㅠ

손발이 오그라들어 관절마다 삐걱거리고
입도 오그라들어 침이 저도 모르게 
질~질~ 흐르니 바보가 따로 없습니다.

나 월래 원래 강원래 이러지 않아!

아! 슬프다. 

40대가 50대 같은 연로한 몸으로 
낑낑거리며 행차를 하니 
관절이 삐그덕거려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에서 남산 방향을 바라보고서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 정상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인왕산(Inwangsan Mountain)의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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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Inwangsan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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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서울 종로구 옥인동 산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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