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제주살이 #164: 제주하고 서귀포에 눈이 오면
·
·
제주하고 서귀포엔 
눈이 절대 안 올 줄 알았는데 
또 눈이 거진 안 온다고 
혹자 옆에 옆에 옆에 훅자에게 들었는데

맞나?

엄훠나~! 
눈이 자주 온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게
눈만 왔다하면 
꽁꽁 얼어붙어 
빙판길이 되어
스케이트를 씽씽 타는 서울과 달리
제주는 눈 내리는 날만 
딱. 걱정이다.

낮엔 햇볕 덕분에 눈이 스르륵 녹다가
찬바람 쌩쌩부는 밤엔 
빙판길이 되어
집 앞이나 상가 앞이나 미끄러워 조심스러운데
안 그래도 말이 씨가 된다고 
바로 자빠졌다. 

쿵~!

"앜~!"

넘어지는 순간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그 별이 빙빙 도는 게 아니라
붉은색 동배꽃이 핀 동백나무 나무 위로
동박새가 훨훨 날아간다.

졸라 아픈데 
아픈 거보다 쪽팔린 게 더 싫어
얼른 일어나 아픈 데를 비벼보고 만져보는데 
엉덩이 꼬리뼈 부위가 넘나 얼얼하다.

지나가는 행인 1, 2, 3, 4...
들은 뭣도 모르면서 
넘어져 자빠진 자의 아픔을 위로는 못할지언정
민감한 부위를 조몰락조몰락 거리는 것만 보고
날 변태로 생각을 하는지 
야유와 조롱이 가득한 
혐오스러운 눈빛을 맘껏·힘껏 날린다.

'우이띠~ 그런 거 아냐...'

아까맨시 엉덩이를 만져 보고 비벼도 보나 
역시나는 역시나군 여윽시 
졸라 아프다.

안 만져도 아프니 
솔까 방법이 읍따.

이러니 자리에 앉기도 불편하고
속이 울렁울렁 트위스트라 
기분 완전 별로다.

진통제로 소문만복래 타이레놀을 먹고나니 
좀 참을만 하다.

또 안 참으면 뭐 어쩔 건데?라고 묻듯
러시 앤 캐시 TV광고는 
제멋대로 떠들어댄다.

"어쩌라고? 어쩌라고?" 

"확 고마 함 쎄려뿌라!"

추위의 후과로 마음고생이 며칠 갈 줄 알았는데
다행히 참을만하다.
어쩜 이런 작은 아픔을 은근히 즐기는 건지 모르겠다.

서울과 좀 많이 다른 제주라서
막상 담날되니 
한여름날 12시에 만나 달라는 브라보콘 녹듯 
흰눈이 스르륵 녹으니
제주 겨울은 당체 적응이 안 되네요.

좋아해야 할지 이상하다 해야 할지
무튼 브라보콘은 아이스크림맛이었다.

핵조아!
·
·

제주살이 #164: 제주하고 서귀포에 눈이 오면
제주살이 #164: 제주하고 서귀포에 눈이 오면
제주살이 #164: 제주하고 서귀포에 눈이 오면
제주살이 #164: 제주하고 서귀포에 눈이 오면
제주살이 #164: 제주하고 서귀포에 눈이 오면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