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165: 타일동파로 들뜸 깨짐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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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서 면벽대좌를 했던 달마대사처럼
화장실에서 아주 경건하게 그리고 근엄하게
조용히 돌을 닦는 수영 말고 수양을 하려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쩍~!"
고요한 외침에 깜놀했다.
왜냐하면?
앉은 후 10분은 돼야
아웃풋 신호가 오기 때문이다.
처음엔 옆칸에서 응가를 보기 위해 장고 때리다
졸아서 코 고나? 했다.
뭐래?
내가 내가 뭘 잘못 들었나?
고개를 기우뚱 갸우뚱하는데
'또다시 말해주오!
사랑하고 있다고...'
"쩍~!" 하는 소리가
동네방네·사방팔방 울러 퍼져 메아리친다.
앜~!
코골이가 아니었나 보다.
"으드드 으드드"
이가는 소리가 연장 들린다.
아니 언놈이 볼 일 보다 처자냐?
싶어 헛웃음이 다 나왔다.
근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와~장창!"
갑자기?
겁나 놀라 새가슴이 되었는지
비록 나도 후라이버시가 있지만
재빨리 볼 일을 끊고
후다닥 뛰어나오면서
자쿠를 올리고
혁대를 잠근다.
화장실 타일벽이
들고일어나 깨지거나 떨어져 있었다.
날이 풀렸다 얼었다를 반복하니
반짝 추위에 타일이 와장창!
타일이 깨지거나 부서지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바로 그때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난다는
짜~자자 짱가
아니 짜장면집 김띠 아저띠가 들어왔다.
동그랑땡처럼 놀란 두 눈을 봤는지
"와 구래유?"
라고 물어본다.
"벽. 벽. 벽이..."
"뭐 규신이라도 있어유?
응, 저거 타일동파구려!"
난, 겨울에 타일이 들고일어나
깨지거나 떨어지는 이유는 모르겠고
넘들이 타일동파라고 하니 그런가 보다 싶다.
수도배관 동파는 들어봤어도 타일 동파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라 생소하다.
"내가 내가 장풍을 하거나
주먹 단련을 한 것도 아닌데
타일 거시기가 왜 깨진 거죠?"
"앙!
갑자기 덥거나 차가워지면
수분과 온도차이가 나기 때문에
접착제가 수축과 팽창을 하다가
녹거나 떨어지고 모양이 변하면서
타일이 시멘트 결을 따라서
부풀어 오르거나 깨지는 현상이 발생해유!
특히 한기가 유입되는 외벽과 만나는 벽의 코너,
천정과 타일이 만나는 경계면,
창문의 아랫면,
난방을 하는 곳과 하지 않는 곳이 만나는 곳,
외벽과 화장실 등에서 주로 발생해유!"
"응, 그래!"
"앙,
이 외에도 결로가 발생해 투습된 습기가 얼어
마찬가지로 동결과 융해를 반복해
타일 동파가 일어날 수 있는데유.
결국 이유는 '습기' 하나이지만,
습기가 생기는 원인이 다양하므로
해결책 역시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유.
이때 가장 주의할 점은
타일이 동파됐다고 하더라도
바로 타일 시공을 해서는 안 돼유.
타일 시공을 추운 겨울철에 하게 되면
시공벽면이 한기의 영향을 받아 들뜨기 쉬우므로
기온이 영상 3℃ 이상일 때 시공을 해야 돼유!"
"응, 그래!"
"앙,
벽타일 시공이 끝나면
타일 사이 틈을 줄눈으로 메꿔주고
모서리 코너 부위는 실리콘을 쏴서 마무리를 해주어야
타일 시공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타일 작업을 하시는 분의 숙련도와
그날의 건강, 컨디션, 날씨, 자재의 상태 등등
여러 가지 조건 중에서 결함이 생기면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지는데,
제대로 접착제를 바르는 작업이
수행되지 않은 곳에서 가끔 일어나유!
참고로 타일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체크를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타일 전체를 가볍게 통통 두드려보는 것인데
둔탁한 소리가 나며
안쪽이 꽉 차있는 느낌이 들면
상태가 양호한 것이고
반대로 수박이 잘 익은 듯
속이 텅텅 비어있는 가벼운 느낌이 든다면
그 타일들은 모두 교체해야 하구유!"
"내가 뭘 알겠냐고요~옹?"
말이
갑자기 배영만 아바타가 되었는지
절로 툭. 튀어나온다.
지금껏 겨울 동파로
본드로 붙여진 타일이
벽면에 접착력이 사라져
들뜸과 깨짐이 일어난 현장에서
박사학위 1도 없으면서
아는 척 있는 척 온갖 질퍽 거리게 척척거리는 진박사처럼
척척박사 척박사님의 설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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