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190: 아따 손이야 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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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동기동창이며
한 끗발 더 높은 마눌님이
발가락 감각이 없어 기분이 이상하다고
자꾸 발가락을 만져달란다.
"음, 발 냄새날 거 같은데?"
"콱! 그냥 죽을래?"
"늬예~ 늬예!"
"발꾸락이 읍나봐? 아무 감각이 읍따!"
발가락 2번째와 3번째 감각이 없다고 한다.
"어디 보자! 어디 보자!"
수면 양말 속
무릎과 무릎사이가 아니라
2번째와 3번째 발가락을 찾아
더듬더듬 만져보니
"헐! 진짜 없는데?"
"아, 진짜?"
"응, 수술하면서 잘라버렸나 본데?"
그럴 리 없다는 건 알지만 너스레에
그냥 따라 웃는다.
"떼끼!
얼른 발가락이나 주물려!"
"아니 주물럭도 아닌데 뭘 주물려!"
"닥치고 주물러!"
"네. 마님!"
하루아침에 마당쇠가 되어
죽은 자슥 부랄 만지기처럼
제 아무리 쪼물락쪼물락 거려도
손빨이 없는지 뭐가 없는지 도통 효과가 읍따.
커져라! 세져라! 제 아무리 기원을 해도
손오공의 여의봉이 아닌 이상 변화가 1도 없다.
"워메~ 이 자슥이 살아날 기미가 없네!"
미친척하고 발가락을 계속 만지면
그래도 뭐가 되긴 되는지
피가 돌고 발가락에 생기가 돌아
뭐라도 있어 보이는지 뭔가 돌고 돌고 또 돈다.
"이제 됐지?"
"아니"
10분 이상 만지다 보니
손가락이 아프고 감각이 없다.
마눌 발가락 만져주다
내 손가락이 절단 날 거 같다.ㅎ
"이젠 됐지?"
"아니!"
하아...
발가락을 만지다 보니
내 손가락이 아파도 너어~~~무 아파
커피 좀 먹고올게!라며
은근슬쩍 자리에서 일어난다.
"커피 좀 작작 마셔. 뼈 녹아!"
"아, 괜찮아!"
짱구는 못 말려가 아니라
한국 사람의 커피 사랑은 못 말려! 수준으로
나는 커필 아주 정말 진짜 좋아한다.
"아, 진짜?"
"고뤠!"
내가 내가 이렇게 잼나게 글을 쓰는데
커피 브랜드들은
블로그 글쓰기 의뢰를 안 주는지 몰라!
이상하다 그치?
신기한 게 아까부터 커필 마시는데
발고린내가 나는 걸로 보아
이 커핀 분명 사향고향이 가
발로 만지작만지작 거리던 커피였을 거라는 거에
내 코딱지 전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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