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55-1: 인왕산 서울뷰가 너어~~~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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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서울행인데
더럽게 잠만 잘 잤다.
어렸을 땐 담날 소풍이라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는데
나이 처먹고 늙으니 그런 게 없다.ㅎ
그러고 보니 중딩 시험 때
커피 먹으면 잠 안 온다고 뻥친 놈 누구냐?
그놈 말 믿고 블랙커피 마시고 푸~욱! 자서
학교 시험 망친게 생각난다.
어쨋거나 저쨌거나
새벽 4시에 일어나
2박 3일 서울행 출장에 필요한
간단한 소품들을 이리저리 챙겨
가방을 간단하게 꾸렸다.
단순하게 우유에 콘푸레이크를 말아 아침 식사를 하고
웃기게 날짜 지난 우유로 우유 목욕재계를 했다.
6시 20분
서귀포 이마트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600번 공항버스를 쉽게 탔다.
좌석에 앉자마자 조느라 시간 순삭!
네이버 말고 다음
제주 공항에서 불편하게
아시아나 항공 티켓을 발행하고
피곤하게 탑승 수속을 밟고 나니
어찌나 졸린지 뱅기 이착륙 내내 정신없이 꾸벅꾸벅 졸았다.
'이 정신 나간 놈아~!'
누가 귀에 대고 속삭이는 듯한데
그러거나 말거나
믿거나 말거나
그러기를 수분 반복하자
내 그리운 동네 김포공항에 신기하게 도착했다.
다음 행선지는 3호선 마두역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 불경기에 가족들 약 팔아줘야 해서
굳이 서울에서 한참 먼 마두역까지 기어가서
는 아니고 전철 타고 무난하게 갔다.
무튼 00 약국에 가서 00 약을 받은 후 캐시로 지불하고
나의 최애 장소 홍제동 인왕산으로 조심스럽게 추~울발!
홍제역에 내려서
노란 은행잎이 하나 둘 떨어져 내리는
홍제동 가로수 길을 걷자
왜 이리 반갑게 만감이 교차한다.
제주랑 10도 내외 기온차이가 있는지
겁나 춥게 느껴진다.
그래도 뭐가 좋은지 기분이 업된다.
나에게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 일 정도록
오래 살아서이겠지만...
홍제원 현대아파트 앞 편의점에 들렀다.
느무느무 추워서
나떼는 말이야! 커피라테와 김밥을 먹으며
가방과 양복을 1~2시간만 맡겨본다.
예전에 늘 다니던 코스로 기차바위까지 쓱. 올랐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굳이 능선길 따라 인왕산 정상까지 걸어가면서
서울뷰를 찰칵찰칵 찍어본다.
앞으로 떠 언제나 올까? 싶어
서울 풍경을 가슴속에 꼭. 꼭. 담아둔다.
이걸 보기위해
먼 나라 가까운 이웃 제주에서 달려왔다면 믿어?
마른풀 마른 솔가지에서 묻어나는 쓸쓸한 가을 냄새가
남자의 향기라고나 할까?
앞으로 최소 1년간은
서울을 안 보고도 참을 수 있을 거 같다.
너어~~~무 좋아 눈물이 찔금 나온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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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제탐사 동호회
https://www.daangn.com/kr/groups/wdEpgmeP
인왕산(Inwangsan Mountain)
https://place.map.kakao.com/10740679?referrer=daumsearch_l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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