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62: 대병악과 소병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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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감기로 아침 식사 후 감기약을 먹었더니
머리가 띵한게 비몽사몽으로
지대로 얼이 빠진 느낌이다.
응, 아니야!
어찌어찌하여 오늘의 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코앞에 뙇! 도착하자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밥상위에 젓가락이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노래가사처럼~
대병악, 소병악
두 오름이 나란히 서 있어?
아니 앉아있는건가? 누워 있는건가?
무튼 한자어로 병악
한글로 쌍둥이라고 부른다.
응, 그래!
둘 중 어디로 갈 것인가? 생각하는게 싫어
손바닥에 침을 뱉고 쨕! 소리나게 쳐서 침점을 본다.ㅎ
침은 허공속으로 부~웅! 떠올랐다가
자신의 운명을 바람에 맡겼는지
우리가 서서 바라보는 방향 왼편으로 떨어져내렸다.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한 김띠가 굳이 부연 설명을 다시 해본다면
왼쪽은 대병악, 오른쪽은 소병악이다.
그래서 우선 대병악으로 추~울발!
쌀쌀하게 느껴지는 아침이라
양옆으로 누렇게 색바랜 수국이 자란
야자수매트 위를 천천히 걸어 대병악으로 올라간다.
첨에 만난 쇼킹한 사건으로 잠이 확. 깼다.
밧줄이 나무를 깊게 파고들은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
개줄이 살을 파고들어 생채기가 나듯
보는 내가 다 아프게 느껴진다. ㅠ.ㅠ
쨘한 기분을 갖고 계단길을 오른다.
천국의 계단처럼 나무 계단이 하늘을 향해 쭉 뻗어있고
주단이 깔린듯 낙엽들이 즐펀하게 깔린 길이다.
이젠 산타는아저띠도 나이가 들어
얼굴에 정체모를 검버섯이 피듯
낙엽에 검은 점들이 이젠 친근하게 느껴진다.
지옥의 입구가 아가리를 벌린것처럼
초록가시의 탱자나무가
길 양쪽에 자리를 잡고 가지를 뻗어
두 손을 잡은듯 둥그런 터널처럼 형태를 취하니
예술적인게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팍! 퍽! 푹!
저것이 바람에 움직이는지 몰라도
영차영차 비자나무를 타고 오르는 초록의 콩자개가 눈에 띄었고
둘레길이나 자락길에서나 볼 수 있는 비자나무를
산위에서 다 만나니 것도 신기하다.
대병악에서 소병악 방향 하산길이다 싶어 한참 내려가다보니
이리가든 절로가든 다시 올라가야할 듯한 느낌같은 느낌
가시나무들이 매번 옷을 붙잡고 가지말라고 잡는지
뿌드득 뿌드득 이빨가는 소리에
흠칫 놀라 웃옷을 쳐다보니
이런 저런 스크래치로 찢기운데가 여러곳이다.
사마귀집은 새집같은 사마귀집, 빠알간 망개나무
그리고 이 추위에 두볼이 새빨개진 산철쭉 꽃이 오덜덜 떨고있다.
길을 잃고 헤매다보니
감기약빨로 나약과 무력함이 올라오는지 느무느무 졸립다.
어찌어찌하여 소병악에 오르자
산불도심 깃발이 빨개진 얼굴로 펄럭펄럭 나부낀다.
좀전에 올랐던 대병안과 소병악으로 착각해 갈 뻔했던 모악도 보인다.
이 많은 오름들을 알고 있는 오름 예찬론자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누구에게나 자기가 갈 길이 있지만
나에게 오름의 길은 미지이고
어떤 두려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살면서 한번쯤 후회없이 도전해보고 싶은 길이다.
하산길에 만난 시멘트 콘크리트 기둥은
한강다리 만들 것고 아니고
영화 찍으려고 만들었나? 싶을 정도록
무식하게도 크게 만들었다.
내려와서 보니 가시나무에 찔린 손가락 끝과
손등에 피가 나다 굳은채로 멈춘 곳이
여러군데 보인다.
피를 본 것도 오래간만이다.
오름에 갔다는 오늘의 흔적들이다.
감기약빨로 햇살아래 억새길을 걸으니
눈꺼풀이 무겁고
침침하다 못해 나른하고 졸립다.
점심으로는 화순 한가네식당에서
호도제과에서 빵을 사서 옆에 00커피에서 수다를 떨었다.
웬놈의 남자들이 이리 말도 많은지 모르겠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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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병악 #소병악 #제주오름 #제주걷기좋은숲길 #서귀포숲길
#수국명소
대병악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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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병악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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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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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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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제탐사 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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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탐사[제주를 탐험하는 사람들] | 당근 모임
제주 오름, 숲길, 올레길의 자연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쓰레기를 줍는 모임입니다. 매주 토, 일에 번갈아가면서 진행하고 오전에는 오름탐험하고 쓰레기 줍고 점심은 근처 맛집에서 미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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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한가네식당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해안로 109 (우)6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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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한가네식당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해안로 109 (안덕면 화순리 7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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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도제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로 132 102호 (우)6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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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도제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로 132 102호 (안덕면 화순리 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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