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367: 가자 가자 서귀포오름 고근산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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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에 고근산으로 추울~발!
오후 햇살은 어수선하고 따갑지만
선선한 가을바람이 분다.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을 뻔할 뻔자 스포이겠지만
오늘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추울~발!해서
JS호텔-한국전력-김고기에꽃이피다-도미노피자-서귀포시산림조합-카페린다를 경유해서
고근산으로 갔다.
너도 알고 나도 알다시피
제주에 있는 이름 없는 오름들은
정비가 안 되어 걸어 다니기가 불편한데
고근산은 서기포에서 주기적으로 관리를 잘하는지
깨끗하게 정비가 잘 되어있어
누구나 다 산책하기 무난해 보인다.
때가 때인지라 제법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간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왼쪽 무르팍이 욱신 욱신 거린다.
'비가 올려나?'
연골이 다 닳은듯하다.
아, 진짜
매일매일 심심풀이 땅콩으로 하던 태권도 발차기를
이젠 그만 해야긋다.
이렇게 아플 바에야 차라리 발차기를 안 하는 게 낫겠다 싶다.
나의 고통과 달리 세상은 맑고 밝다.
특히 파란 하늘에 흰구름 가득한 고근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라산과 법환바다가 좀 믓찌다.
바다뷰와 한라산뷰에 푹. 빠져 상념에 빠져있을 때
거무튀튀하게 웃자란 까칠한 수염처럼
까마귀들의 울음소리가 꺄악 까앜 공기를 가른다.
실로폰이 깔아져 있는 나무계단을 밟고 가는 하산길에선
발을 디딜 때마다 환청이 들린다.
뱃사람을 유혹하던 사이렌처럼~
솔미미~ 파레레~ 도레미파 솔. 솔. 솔.
노랫소리에 맞춰
노란나비 한마리가 앞서 날았다.
갑자기 스타벅스 아아가 먹고잡다.
아니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손흥민 광고하는 메가커피 아아를 한 잔 해야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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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근산(Gogeunsan Mountain)
제주 서귀포 서호동 12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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