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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368: 호접몽 아니 벌레꿈,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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찝찝한 기분에
오리솜 베개가 4개씩 세팅된
투베드 객실 베개를 들추자
새까만 벌레들이 바글바글 기어 나온다.
기겁을 하여 오리솜 베개를
더블침대에 던져 버렸다.
약속이라도 되어있듯
버리자마자 깜장 벌레들로
시커멓게 물들기 시작한 베드 모서리는
순식간에 전체가 새까맣게 변해버렸다.
"우웩~!"
오바이트가 쏠려 허리가 꺽인 채로
울컥울컥 울분을 뱉어내듯 신물을 토해내니
그 벌레들로 보이는 것들이
각혈하듯 입 밖으로 뭉텅뭉텅 쏟아져 나왔다.
"으~윽!"
차마 마주하기 싫은 맴이지만
억지로 얼굴을 들어
객실 거울을 바라보니
내가 곧 새까만 벌레
벌레얼굴 그 잡채였다.
"앜~!!!"
너어~~~무 놀라 화들짝 잠에서 깼다.
아, 신발!
의자에 기댄 채 잠깐 잠들었나 보다.
"이런 된장!"
꿈도 뭐 같은 꿈만 꾸고
투덜이가 되어버린 난
커피 한잔을 마시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벌레 하나가 미칠미칠 날아오더니
하필이면 내가 마시던 커피 잔 속으로
쏘~옥 들어가 버렸다.
"모야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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