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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26-1: 올레11코스, 모슬포에서 무릉 외갓집까지 첫번째이야기(하모체육공원·대정여고·모슬봉)
·
·
1.
요즘 나의 회사는 올레코스다.

"알간?"

그래서 올레길로 쓱. 출근한다.

오늘만 걸으면 
3분의 1을 싹. 넘어 
1과 2분의 1로 달려가는 것이다.

'둘이 되어버린 날 
잊은 것 같은 너의 모습에
하나 일 때 보다 
난 외롭고 허전해
네가 가져간 나의
반쪽 때문인가?
그래서 넌 둘이 될 수
있었던 거야!'

8시 15분.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을 들으며
202번 버스에 몸을 싣는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제주에 왔고 하루빨리 적응하기 위해 
요래조래 버스 타고 다니고 
성큼성큼 걸어 다니다 보니 
한 층 빨리 제주도민이 되어가는 
느낌 같은 느낌이 
팍. 팍. 든다.

아직 여물지 않은 푸른 보리, 
바로 그 청보리를 보고파
짱구를 굴려 잔머리 좀 쓴다고 
얼른 10-1코스 가파도 들어갔다 와서 
10코스를 싹. 다 걸으려고 
가파도행 배 시간을 보니 
10시면 탈 수 있을 거 같다.

막상 운진항으로 걸어 걸어 찾아갔는데 
줄이 말도 아니게 소도 아니게 길다.
그럼 줄이 사람이 아니면 뭐란 말이야?

"이게 다 뭐꼬?" 물어보니
반드시 예약만 탈 수 있다고 한다.

"촤암~ 별..."

스마트폰으로 얼른 인터넷 예약을 하려고 찾아보니

헐~! 

시즌이긴 시즌인가 보다.
담주까지 풀 만땅이다.

그놈의 청보리가 뭐길래 
인사들의 핫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럼 뭐 어쩌겠어?
월래 원래 강원래 가려고 했던 길 가야지.

산이물공원을 지나 대정청소년수련관 방향으로 
가다보니 물 빠진 황토뻘 흙에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

엄지손톱 크기의 게들이 우글우글하길래
쫙! 쫙! 박수를 치니 
그 소리에 간이 콩알만 해진 게늠들이
어찌나 빠른지 게눈 감추듯 눈 깜짝할 사이에
재빨리 구멍 속으로 쏙. 쏙. 숨어버렸다.

잼난 구경거리를 즐기고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그녀를 만나기 100m 전처럼 
멀리서 봤을 때 
동그랗게 툭. 불거져 나와있는 
거시기한 모슬봉을 향해 
걸어가는 듯하다.

날개가 그려진 어느 벽에 철퍼덕 쓰러진 채 
사진 한 장 남겨보는 여유도 가져본다.

까만 돌담 사이로 
주홍색 꽃이 넘나 이쁘게 피어있다.

그 길이 끝나자
어디나 다 마찬가지지만 특히 대정리는 
농번기라 그런지 트랙터들의 밭갈이가 한참 중이다.

농부에게 이 시기가 중요해 숨 쉴 틈 없어 보이는데 
물이 좋아 산이 좋아 검은띠 산타는아저띠 나는 
볼거리 즐길거리 찾아 제주도를 유람 삼아 방랑해도 되니? 싶다.

일렬종대로 늘어선 비둘기들이 
씨를 심는 건지 씨를 먹는 건지 몰라도
제주에 와서 비둘기는 첨 본다.

가파도에 가서 보려 했던 청보리 밭을 만나니
반가움에 요래조래 사진에 담아본다.

오늘은 날이 많이 무더워 
정오로 갈수록 발걸음이 한층 무겁다.

에고고 가만 보니 이 길은 
동그랑 땡 모양의 등대가 있는
모슬봉에 올라가는 게 아니라 
빙~ 빙~ 에둘러 저 멀리 멀찍 감시 
돌아 돌아 가나보다.

팻말을 보니 정상 부근이 군사기지라는데 
그 둥글게 둥근 게 아마 미슬 레이더인가 싶다.
아니면 말고!

오또케 된 게 모슬봉 주변이 다 무덤이라 좀 그렇다.
그래서 사진을 첨부하진 않는다.

밤엔 귀신 나올까? 
무서버서 오겠나?

사람이 살면서 순탄한 길만 걸을 수 있을까?
때로는 돌밭길도 걷고, 물길도 걷고, 가시밭길도 걸으라는 의미에서 
무덤길을 이 코스 관리자가  추천했나 보다.라고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넓~고 높~은 마음은
도대체 오또케 생겨 먹은 건지
나란 작자는...

걸으면서 죽음도 생각하고 삶도 생각하라고 
이 코스를 정성스럽게 만들었나 보다
제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싶다.

하지만 솔까 다신 오긴 싫다.
동서남북·사방팔방 무덤이라
사진을 찍으면 
배경으로 무덤이 뙇! 자리 잡는다.

옳지않아!

무튼 갈아 업은 무밭 대신 무덤은 원 없이 봤다.

농번기라 농작지를 보면 할말하않
입 닥치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조동아리가 근질근질 가려워 도대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눈에 보이는 게 죄다 기다랗게 자란 것들이라
제주 작물로 
이게 파인지·양파인지·마늘인지 도대체 알 수 없어
궁금해 미치겠다.
얼른 네이버와 다음에서 싹. 검색해보니
그제야 양파와 마늘이 구분이 간다.

모슬포항에서 출발해 3시간을 걷는 동안 
우째 화장실이 한 개도 없는데
신평 곶자왈에 와서야 화장실이 뙇! 있다.

얼마나 반갑고 마려운지
50미터 전부터 뛰어갔다면 말 다했지.

 

올레11코스: 모슬포 정상을 바라보고
올레11코스: 모슬포 정상을 바라보고
올레11코스: 산이물 바다에서 헤엄 치던 개와 주인
올레11코스: 산이물 바다에서 헤엄 치던 개와 주인
올레11코스: 모슬포 정상을 바라보고
올레11코스: 모슬포 정상을 바라보고
올레11코스: 모슬포에서 무릉 외갓집까지
올레11코스: 모슬포에서 무릉 외갓집까지
올레11코스: 논밭 경작을 몸소하는 비둘기
올레11코스: 논밭 경작을 몸소하는 비둘기
올레11코스: 모슬포 정상을 바라보고
올레11코스: 모슬포 정상을 바라보고
올레11코스: 모슬포에서 무릉 외갓집까지
올레11코스: 모슬포에서 무릉 외갓집까지
올레11코스: 청보리밭
올레11코스: 청보리밭
올레11코스: 청보리밭
올레11코스: 청보리밭
올레11코스: 모슬포에서 무릉 외갓집까지
올레11코스: 모슬포에서 무릉 외갓집까지

 

올레11코스: 모슬포에서 무릉 외갓집까지
올레11코스: 모슬포에서 무릉 외갓집까지




*올레11코스(모슬포~무릉, 17.3km, 5~6시간)
https://www.jejuolle.org/trail/kor/olle_trail/default.asp?search_idx=15

 

제주올레

신평-무릉간 곶자왈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을 제주말로 곶자왈이라고 한다. 보온,보습 효과가 있으며,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

www.jejuolle.org

 

하모체육공원 - 대정여고 - 모슬봉 정상 - 정난주마리아성지 - 신평사거리 - 신평곶자왈 - 정개왓광장 - 무릉외갓집

서귀포버스터미널에서 202(간선) 약 1시간 소요
하모3리 정류장-시작점까지 약 400m 도보 이동

좌기동 정류장까지 약 300m 도보 이동
좌기동 정류장 761-1·761-3(지선) 약 15분 소요
보성리 대정농협 정류장- 맞은편 인성리(남문지앞 사거리) 정류장까지 약 150m 도보 이동
인성리(남문지앞 사거리) 정류장 환승: 202(간선) 약 1시간 소요

 


모슬봉
https://place.map.kakao.com/7876363?service=search_pc

 

모슬봉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 2081-3

place.map.kakao.com

 

대정읍 모슬포 평야지대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오름. 
모슬개(모슬포)에 있다고 하여 모슬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름 꼭대기에는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다. 
모슬은 모래를 뜻하는 제주어 모살에서 나온 말.

 


신평-무릉간 곶자왈
https://place.map.kakao.com/13725813?service=search_pc

 

신평곶자왈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리

place.map.kakao.com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을 제주말로 곶자왈이라고 한다. 
보온,보습 효과가 있으며,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이다. 
한겨울에도 푸른 숲인 곶자왈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생태계의 허파 역할을 한다고 한다. 
신평-무릉간 곶자왈 길은 제주올레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정난주 마리아 묘
https://place.map.kakao.com/17805755?service=search_pc

 

정난주마리아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 10-1

place.map.kakao.com

 

다산 정약용의 조카딸이자 백서사건으로 순교한 황사영의 아내로 대정읍에 유배되어 관비로 살다가 생을 마감한 정난주 마리아가 묻힌 곳. 
정난주 마리아는 제주의 첫번째 천주교인으로 기록되고 있다. 
130년 동안 묻혀 있다가 1970년대에 수소문 끝에 묘를 찾아 순교자 묘역으로 단장했고 
1994년 제주도의 신자들이 대정성지로 조성하였다.

 


정개왓광장
https://place.map.kakao.com/13725815?service=search_pc

 

정개왓광장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place.map.kakao.com

 

무릉곶자왈에 있는 너른 평지. 
정개왓은 정씨의 밭이라는 뜻으로, 
지붕을 잇는데 쓰는 띠(새)를 이곳에서 경작했다. 
밭을 일구느라 작은 돌멩이들을 군데군데 탑처럼 쌓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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