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454: 제주 대한목장 · · 다들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몰라도 제주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한적한 시골길, 대한목장에는 제주 곳곳에서 찾아오는 차량으로 한가득입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람결을 품은 대나무숲과 오래된 마구간이 뜻밖의 따스함으로 다가옵니다. 삐걱거리는 오래된 기억처럼 인테리어된 실내에 오구 당당하게 자리 잡은 나무 나무 사이로, 커피 향이 잔잔히 스며들고, 고요한 자연과 사람들의 따스한 온기가 나지막한 속삭임과 비빔밥처럼 잘 어우러집니다. 한때 말들의 쉼터였던 마구간은 멋진 디자인으로 이제 사람들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었고 탁자 위엔 더위를 달래줄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뙇! 놓이고, 창밖으로는 동네 뒷산처럼 커다란 대나무 군락이 바람에 춤추듯 살랑살랑 흔들립..
제주살이 453: 법환동 노란고래 · · 바다에 Cerulean Blue와 Yellow Ochre를 적절히 섞은 듯한 비릿한 내음이 물씬 풍기는 바닷가 2층 카페, 창가에 앉아 너를 기다린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창 너머 청색의 파도는 따뜻한 숨결을 토하듯 찬찬히 다가온다. 깊은 바닷속 넓은 마음을 품고, 말없이 심연 속으로 가라앉은 노란 고래가 다시 떠오를 푸른 물결 끝. 네가 웃던 자리엔 지금 물빛만 흔들리고, 너의 이름을 부르면 파도만 대답한다. 너는 커피잔에 남은 따스함으로, 나의 체온을 되짚고, 파도 위로 뜬 햇살에 네 미소를 그려본다. 확증편향으로 나는 매일 이 자리에 앉아 파란 숨결이 네 소식처럼 일렁이길 바란다. 바람이 창을 톡. 톡. 두드릴 때, 행여 그게 네 ..
제주살이 452: 제주 사슴책방· · 귀여운 토끼 같은 그녀와 함께한 책방 투어는 연애의 여정 같았다. 제주 끝자락에서 달려와 조용한 길 끝, 책방 문을 열고 들어서면 책 냄새가 먼저 훅~ 다가와 우리를 반겼다. 아코디언북에 시선을 뺏긴 그녀의 뒷모습은 마치 오래된 구절처럼 익숙하고도 낯설었다. 나는 그녀의 뒤에 멀찌감히 서서 한 페이지, 한 문장처럼 그녀를 찬찬히 읽었다. 그녀는 가끔 눈을 맞추며 속삭이듯 책을 건넸고, 나는 아무 말 없이 그 책을 품에 안았다. 그렇게 마음은 조용히 가까워졌지만, 동시에 내 눈동자는 불안하게 흔들렸다. 이런 행복한 순간이 앞으로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에... 짧은 하루였지만, 그 속엔 많은 책 속의 글자들처럼 번민과 고뇌로 써진 씁쓸한 ..
제주살이 451: 법환바다 섬(범섬) · · 외로움은 섬과 닮았다. 끝없는 망망대해 한가운데,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는 고요한 섬. 그곳엔 파도 소리가 친구가 되어주고, 지나가는 바람만 때때로 안부를 묻는다. 알다시피 잠시나마 가까이 다가왔던 사람은 다시 배를 타고 스쳐 지나갈 뿐, 오래 머무는 이는 없다. 하지만, 섬은 늘 기다린다. 저 멀리 수평선 너머 누군가 찾아오길. 그가 당신이길. 외로움도 그렇다. 마음속 깊은 바다 한가운데 나 홀로 떠 있는 작은 섬. 아무리 외쳐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와 닿지 않는 손끝. 때로는 나마저 내 자신을 잊고 싶어지는, 그토록 아득한 감정. 그 외로움 위에 쌓인 기억들은 해변의 조약돌처럼 하나하나 파도에 씻겨 사라지고, 남은 건 말라붙은 해초 하..
제주살이 450: 법환동 붉은 등대 · · 검푸른 밤하늘 아래 제주 끝자락, 법환포구엔 어둠을 가르며 외로이 서 있는 빨간 등대 하나가 있다. 거센 바람에 흔들리고 차가운 파도에 부딪치고 쓸쓸함이 가득한 깜깜한 어둠속 별빛이 내리는 곳에서 붉은등대는 늘 같은 자리에 서서 너를 기다린다. 기약 없는 배 한 척을 다가올지 알 수 없는 희망을 향해, 자신의 붉은 심장을 깜빡이며 고독한 밤을 인내하고 또 견뎌낸다. 그 안에 깃든 그리움이 고독이 얼마나 깊은지, 깊고 푸른 고요한 밤에 등대는 바다를 향해 묵묵히 속삭인다. 그 울림은 바다 안쪽 깊숙한 외로움에 닿아, 반짝이다 이내 사라진다. 한때 누군가의 마음을 비춰주던 작은 불씨. 이젠 기억 속 어딘가에 머물며 지나간 시간을 불러오는 등불일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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