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67: 서귀포 바다멍 · · 이게 얼마만인가? 웜 컬러 등지고 바다멍을 때린다. 때마침 법환바다엔 i성향의 조용한 바람이 분다. 나이만큼 잔뜩 주름진 잔잔한 물결이 다가왔다 밀러 났다를 끝없이 플러팅 한다. 겨울바다 한복판 우뚝 솟은 바우 위에 꼿꼿하게 서있는 새들은 얼어붙은 듯 꼼짝달싹 안 한다. 물새 떼들의 따라쟁이가 되어 범섬을 바라보고 바위에 걸터앉아 모처럼 일광욕을 즐긴다. 다행히 햇살은 적당히 구름에 가려져 따사롭다. 이어폰을 꽂은 귀에는 마이 플레이리스트에 저장되어 있는 락발라드가 우격다짐으로 수십 곡째 귓구멍으로 쑤셔 박는다. 신맛이 강한 커피처럼 씁쓸한 느낌이다. 잠에서 덜 깬 아침바다의 민낯과 달리 상념에 젖은 오후 바다는 조용하다. 오렌지 빛깔의 은혜로움은 없어도 푸른색의 ..
제주살이 266: 눈내린 한라산뷰 · · 제 아무리 입장차이라지만 이유도 모른 채 걍 차단당한다. 변명도 해명도 없는 답답함. 이유를 물을 필요가 있으려나? 그냥 싫어서겠지. 혹시나 싶어 가벼운 말을 건네보지만 대답도 없고 눈길조차 없어 찬바람보다 더 냉랭함에 주변 온도가 급 싸늘해진다. 아무리 좋은 동기라도 호의와 배려가 매번 무시 당하자 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지치게 만들고 힘들게 하는지 희로애락이 미친년처럼 널뛰기를 한다. 반백년을 살았어도 세상엔 가벼운 것도 쉬운 것도 없나 보다. 감정의 절제와 평정심을 위해 내가 젤 좋아하는 곳에서 한라산뷰를 바라보며 마음을 추슬러 본다.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 ·
제주살이 265: 겨울바다와 눈 · · 창 밖에 하얀 눈이 온다. 외로움인지 그리움인지 마음이 하도 답답해서 겨울바다에 갔다. 증기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른 법환바다 위 구름은 날 쫓아왔는지 "옛따 먹어라!" 라고 서귀포 신시가지에 눈폭탄을 떨구었고 괜스레 센티해진다. 아, 다르고 어, 다르듯 거기 다르고 여기 다르니 이심전심은 고사하고 김이 밥이요 밥이 김이 곧 죽을 맛이다. 데쟈뷔처럼 30년 전 그녀가 좋아했던 노래 이정석의 '첫눈이 온다고요' 를 내가 다 불러본다. · ·
제주살이 264: 새별오름 옆 이달오름 · · 오늘도 어김없이 대륜동사무소에서 하00님과 무00은 9시에 만났다. 중문 우체국 주차장에서 새00님과 접선을 했고 새별오름 옆 이달오름을 향해 셋이서 오붓하게 출발했다. 카카오앱속 친절한 아가띠가 알려준 곳은 새별오름과 마주보는 앞방향이 아니라 흐음, 뒷방향이다. 50주6998 새까만 차에서 내린 우리는 새별오름 옆 저달 아니 이달봉으로 오른다. 카카오맵이 알려주는 곳따라 진행하는데 자꾸 이상한 곳으로 안내해주는 거 같다. "아, 왜 자꾸 깜깜하고 으슥한 곳으로 델꼬가는꼬얌." 뒷방향에서 이달오름을 오르려하니 말똥천지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말들이 다니는 길인 듯 싶다. 길인지 풀숲인지 알아보기 힘든 길을 지나 이달봉 정상에 도착! 화장실 모양의 산불감시초소..
제주살이 263: 감기는 인간이 앓는 가장 흔한 형태의 호흡기 질환 중 하나 · · 몸살감기가 지나간 후 목이 따갑고 콧물과 가래가 들끓는다. 감기(感氣, common cold)는 인간이 앓는 가장 흔한 형태의 호흡기 질환 중 하나라는데 액티피드를 대장 약으로 앞세운 각가지의 약을 먹어도 백약이 무효한 지 코감기에 도통 효과가 없다. 감기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이것만은 사용하지 않으려 했는데 사정이 사정인지라 어쩔 수 없이 최후의 보루인 민간요법으로 E-Mart에 가서 생강을 쓱. 사 왔다. 생강을 88 끓이자 생강 향기가 풀풀나고 냄새만 맡아도 "콜록! 콜록!" 내장을 토해내듯 기침이 입 밖으로 툭. 튀어나온다. 어째 물을 끓이는데 기침만 펄펄 나오는지 몰라? 냄새 알레르기가 있는 걸로 감기 이놈..
제주살이 262: 대병악과 소병악 · · 콧물감기로 아침 식사 후 감기약을 먹었더니 머리가 띵한게 비몽사몽으로 지대로 얼이 빠진 느낌이다. 응, 아니야! 어찌어찌하여 오늘의 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코앞에 뙇! 도착하자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밥상위에 젓가락이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노래가사처럼~ 대병악, 소병악 두 오름이 나란히 서 있어? 아니 앉아있는건가? 누워 있는건가? 무튼 한자어로 병악 한글로 쌍둥이라고 부른다. 응, 그래! 둘 중 어디로 갈 것인가? 생각하는게 싫어 손바닥에 침을 뱉고 쨕! 소리나게 쳐서 침점을 본다.ㅎ 침은 허공속으로 부~웅! 떠올랐다가 자신의 운명을 바람에 맡겼는지 우리가 서서 바라보는 방향 왼편으로 떨어져내렸다.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한 김띠가 굳이..
제주살이 261: 12월 추천노래 · · 내가 좋아하는 여인의 크리스마스 리스는 솔방울, 덩굴나무, 삼나무, 편백나무 등의 생화 소재와 오너먼트 소품을 부케처럼 정성을 담아 한 땀 한 땀 엮어 만든 핸드메이드 크리스마스 스와그로 문과 벽에 걸어 장식하는 인테리어 아이템이다. 아니 벌써? 크리스마스가 싶다. 그렇다면 12월 추천노래 글을 써야 되네 싶다. 12월 추천노래하면? 12월 25일, 성탄절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갠 적으로 크리스마스에 젤 좋아하는 노래는 웸의 라스트 크리스마스다. 흐미~ 크리스마스 신청곡을? 싶지만 Wham의 Last Christmas를 들으면 흥겹고 씐나서 어깨가 들썩들썩 방뎅이가 움찔움찔거리는 게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사랑하는 여친을 만나듯 기부니가 좋아진다.ㅎ 사랑했..
제주살이 260: 서귀포 동홍동 아시아 CGI 애니메이션센터 문화공간 · · 올만에 공부 좀 해보려고 정신통일을 위해 얼음물로 세수를 하고 나서 이른 아침부터 서귀포 신시가지에서 출발해 서귀포 동홍동 아시아 CGI 애니메이션센터 문화공간에 뙇! 자리 잡았다. 텅. 텅. 빈 공간이라 내가 앉고 싶은 창가에 그 누구의 제재도 간섭도 없이 말 그대로 그냥 쏙. 앉았다. 국영수 위주의 기본에 충실하고자 우선 몸풀기로 간단하게 초밥왕으로 기초공부 다지기를 하려고 했는데 아, 글쎄 유리창 너머 따뜻한 햇살이 내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오자 순간 띵한 게 띨하게 멍해지면서 눈꺼풀이 천근만근처럼 무겁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언제부터 엎드려잤는지 몰라도 어찌나 침을 질질 흘렸는지 물에 빠진 생쥐처럼 초밥왕이 흥건하게 젖었고 ..
제주살이 259: 바우하우스 아니 비닐하우스 · · 그 잘난 디자인과에서 바우하우스가 아니라 비닐하우스를 배웠다고 형태가 기능을 따르는지 기능이 형태를 따르는지 말든지 일단은 무조건 비닐 보고 따라오라고 했다. 그런데... 다 맹들고보니 아, 글쎄 홍도야 우지 마라~ 이놈의 바짓단이 넘나 짧아 마이클잭슨 바지를 입은 듯한 게 혼자 내버려 두면 제주 바람에 금세라도 슬금슬금 뒤로 미끄러질 듯하다. 바람 잘날 없는 오늘도 숱이 휑한 헤어스타일을 가리기 위해 뚜껑만 뒤집어쓴 비닐하우스 아래 방울토마토가 빨갛게 익어 간다. 11월 24일인데 내 마음엔 추억이 방울방울 좀만 움직여도 내 몸에도 소리가 방울방울 요란하다. · ·
제주살이 258-2: 부대오름 옆 부소오름 두번째이야기 · · 오늘도 대륜동 사무소 앞에서 우리는 만났다. "프00님 보고 싶었어요!" 띠요~~옹! "무00님 오름을 걷는 게 아니라 아슬아슬한 수위를 걷는 돼요." 이 정도 멘트도 어떤 분에겐 큰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는 말에 잠시 깊은 빡침! 아니 고민에 빠지게 된다. 사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차만 타면 꾸벅꾸벅 졸고 있음. 오늘은 저번주 올랐던 부소오름에 이어 부대오름을 오르기 위해 작년에 왔던 각설이처럼 부소오름에 주차장에 또 왔다. 차를 세워놓고 부대오름 앞으로 두 손 모아 공손하게 찾아간다. 이쪽은 승마체험이 많아 말을 타고 입장하는 시람들이 많다. 그들의 뒷모습을 좇아 문안으로 발길을 조심히 들여놓았다. 부대오름 입구에 당도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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