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26-1: 올레11코스, 모슬포에서 무릉 외갓집까지 첫번째이야기(하모체육공원·대정여고·모슬봉) · · 1. 요즘 나의 회사는 올레코스다. "알간?" 그래서 올레길로 쓱. 출근한다. 오늘만 걸으면 3분의 1을 싹. 넘어 1과 2분의 1로 달려가는 것이다. '둘이 되어버린 날 잊은 것 같은 너의 모습에 하나 일 때 보다 난 외롭고 허전해 네가 가져간 나의 반쪽 때문인가? 그래서 넌 둘이 될 수 있었던 거야!' 8시 15분.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을 들으며 202번 버스에 몸을 싣는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제주에 왔고 하루빨리 적응하기 위해 요래조래 버스 타고 다니고 성큼성큼 걸어 다니다 보니 한 층 빨리 제주도민이 되어가는 느낌 같은 느낌이 팍. 팍. 든다. 아직 여물지 않은 푸른 보리..
제주살이 #25-2: 올레길 3A코스, 온평포구에서 표선해수욕장까지 두번째이야기(김영갑갤러리·신풍신천 바다목장·배고픈다리·하천리쉼터) · · 2. 아침에 라면 그릇에 미숫가루를 잘 풀어 한 사발 드링킹 한 게 탈이 낫는지 아까부터 배가 살살 아프다. 주위에 화장실이라곤 1도 보이질 않아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다. 아무래도 후미지고 으쓱한 곳을 골라 자리를 잡아야 할 사정인지 저 멀리 먹구름이 잔뜩 몰려온다. 이마에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는 바로 그때 보석암 앞에 화. 장. 실.이라고 뙇! 쓰여있는 곳이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 보인다. 후다닥 왼쪽으로 미닫이 문을 열자 왼쪽 여자 화장실은 닫히고 오른쪽 소변기가 설치되어 있는 남자 화장실이 풀 개방되었으나 좌변기는 없다. "하아..." 이번엔 여자 화장실 문을..
제주살이 #25-1: 올레3A코스, 온평포구에서 표선올레까지 첫번째이야기(난미밭담길·고정화 할망숙소·통오름·독자봉) · · 1. 8시 13분. 101번 급행버스 타고 어제와 같은 곳으로 달려간다. 같은 버스를 탔던 여자아이가 우리가 신산리 정류장에서 쓱. 내리니 따라서 쏙. 내렸다. 여자아이는 집이 근처인지 자전거를 타고 해변가를 걷고 있는 우리를 앞서가더니 막내 해녀 포장마차에서 뭔 일을 하고 있다. 장래의 희망사항이 해녀가 아닐까 싶다. 버스에서 내린 지점에서 온평포구까지 걸어가 올레 3B코스를 완수하고 올레 3A코스를 걷는다. 하늘게스트하우스 안내표지판이 있는 곳 정자에서 점심으로 먹으려고 싸 온 김밥을 냠냠짭짭 먹고 힘을 내 본다. 화산암으로 쌓인 벽 안 쪽 밭에는 종아리가 훤히 드러난 무들이 즐..
제주살이 #24-2: 올레길 3B코스, 온평포구에서 표선해변까지 두번째이야기(주어동포구·신풍신천바다목장·배고픈다리·표선해변) · · 2. 전날. 어느덧 바람이 세지고 파도가 높아졌다. 망망대해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으로 파도는 심하게 출렁이며 다가와 화산암에 부딪쳐 수많은 포말을 만든다. 깊고 푸른 남색의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높이 튀어 올랐다가 하얗게 분산되고 소멸된다. 내 두 뺨을 강 스매싱으로 김치 싸다구를 때리듯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돈다. 센바람을 맞으며 미친 듯 걸어가니 오른쪽이 왼쪽으로 마이 돌아간 느낌 같은 느낌이 온다. 이러다 입 돌아가는 건 아니지 싶다. 눈앞 노란 나비가 날아오르려 힘차게 날갯짓을 하건만 주체할 수 없는 강한 힘에 쓩=3 저 멀리 날아가 패대기 쳐진다. 다행히 죽진..
제주살이 #24-1: 올레3B코스, 온평포구에서 표선해수욕장까지 첫번째이야기(용머리 동산·신산 환해장성·신산포구) · · 1. 8시 13분. 서귀포 버스터미널에서 101번 타고 출발. 서귀포 이마트에서 반시계 방향 일주동로는 1시간 내 거리는 510번 타는 게 좋고 1시간 이상은 급행버스 101번을 타야 좋을 듯하다. 버스가 가는 내내 꼴에 자랑이라고 입을 쩌억 발리고 침을 질질 흘리며 꾸벅꾸벅 졸게 된다. 9시 20분. 신산리 성산농협 신산 지점에서 환승버스 갈아타야 한다. 295번이나 722-1이 올 시간을 보니 295번 버스는 8:37분에 오고 다음 차가 10:37분에나 온다. 722-1번 버스는 8:54분에 오고 다음 차가 10:04분에나 온다. 버스를 30분~1시간이나 기다려야 해서 어쩔 수 없..
제주살이 #23-2: 올레길 4코스, 표선해변에서 남원올레까지 두번째이야기(알토산 고팡·신흥리 포구·덕돌 포구·벌포연대) · · 2. 서울에 살 때 제주로 여행오면 휴가 기간 중 반은 비가 오길래 제주는 월래 원래 강원래 비가 많이 오는 줄 알았는데 제주로 이사온지 한달째 비가 거의 안 온다. 올해는 가뭄인가? "오또케! 오또케!" 그래서일까? 햇빛이 을매나 뜨거운지 앉았다가 일어서는데 철분 부족인지 빈혈인지 어지러워 넘어질 뻔했다.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야 하는데 웬걸? 계속 바닷가를 왼쪽에 두고두고 걷고 있다. 오른쪽에는 삭막하고 멋대가리 없고 맛대가리도 없어 보이는 생선 가공업체로 보이는 그렇고 그런 공장들이 즐비한 ..
제주살이 #23-1: 올레4코스, 표선해수욕장에서 남원포구까지 첫번째이야기(당케포구·방애동산·갯늪) · · 1. 30~40평 이상의 큰 평수는 많아도 정작 나에게 꼭. 필요한 10평 내외의 자리는 흔하지 않아 장고 끝에 장고 때리는 바둑 기사마냥 몇 개월을 아기다리 고기다리 끝에 어렵게나마 작은 평수의 임대차 계약을 했다. 네이버 말고 다음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업체를 두 곳을 컨택했다. 현장을 보고 갈 때 견적을 부탁했으나 함흥차사인지 며칠이 지나도 연락조차 없다. 문자를 보내면 읽씹이라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알았다" 그려고는 또 문자나 카톡도 없다. "뭐냐 애네들은?"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뭔 말이 없어? 요기 제주는 원래 이렇게 일을 하는 건지 궁금하다. 생각해보니 내가 늘 그래 왔다...
제주살이 #22-2: 올레길 5코스, 남원포구에서 쇠소깍까지 두번째이야기(위미항 조배머들코지·넙빌레·공천포 검은모래사장·망장포구·예촌망·효돈천·쇠소깍) · · 조배머들코지를 보자 분명 예전에 한 번 걸었는데 긴가민가 싶다. 해변가 길로 가지 못하게 막혀있어 위미마을로 경유해서 다시 바닷가로 지나가게 되는데 이 맘 때면 서귀포 어딜 가도 마찬가지겠지만 가로수길 벚꽃이 넘나 이쁘다. 아까 지나쳤던 태웃개 용천수 담수탕처럼 남원읍 위미리 서성동 앞바다의 넙빌레 물은 여름 피서철에 주민들이 더위를 식히는 담수욕장으로 이용한다. 이 산물은 일제강점기 때 소주 원수로도 활용되었고, 황화 소주의 수질검사 시에는 수질이 매우 좋아 위미리 고망물 대신에 넙빌레 물을 떠서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풍부한 물을 이용한 전분공..
제주살이 #22-1: 올레5코스, 남원포구에서 쇠소깍까지 첫번째이야기(큰엉경승지산책로·신그물·동백나무군락지) · · 오전 8시. 출근 도장 찍으러 올레길 5코스 남원포구로 가기 위해 510번 버스 타고 출발. 마치 올레길이 회사가 된 기분이라 출근길이 즐겁다. 회사가 꽃길이라 꽃멍·길멍으로 걷기만 해도 월급이 쏙. 쏙. 들어오니 을매나 조아. 별의별 즐거운 상상을 다 해본다. 중앙로터리를 지나 효돈동을 방향으로 갈 때 쯤되니 버스 안에 우리밖에 없는지 텅. 텅. 소리가 다 난다. 썰렁~! 희한한 게 벨을 누르지 않아도 정거장마다 빨간불이 켜진다. 등골이 서늘해진다. 버스기사의 숨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고 백미러 속 그의 눈빛이 따갑게 느껴진다. 내가 누른 게 아니라는 강한 표시를 하기 위해 허슬플레이..
제주살이 #21-2: 올레길 6코스, 쇠소깍에서 제주올레 여행자센터까지 두번째이야기(제지기오름·보목포구·구두미포구·소천지·검은여쉼터·정방폭포) · · 다음날 이마트 앞에서 510번 버스를 타고 효돈동 초교 앞에서 내려 바닷가 방향 쇠소깍으로 성큼성큼 이동한다. 오전 9시 쇠소깍에서 제주 올레길 6코스를 시작한다. 똥꼬에 구름과 안개가 낀 아니 해무가 낀 바닷가를 천천히 걷는다.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출발에 앞서 커피를 연거푸 3잔을 마셨더니 화장실이 고프다. 그걸 오또케 알았는지 제지기오름을 내려오니 화장실이 뙇!있다. "방가 방가" 물론 바로 옆 보목포구에도 화장실이 뙇! 우린 이런 걸 따닥!이라고 한다. 설마 이걸 따봉이라고 하진 않겠지? 해가 뜬 거도 아니고 구름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건 뜬 것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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